구정물
새로 시작하는 일의 특징상 다른 사람과 시간을 서로 조절하며 협조해야 할 일이 생길 것 같아, 별 내키지 않은 사람과 말을 섞어야 했다. 짧은 문장으로 대답하고 친절하지 않고 딱딱한 그 사람을 평소 불편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내 맘에 들지 않은 태도지만 타인을 존중하는 자세로 그러려니 했다. 친절하지 못하게 느끼는 것은 나의 주관적 느낌이기에 판단하고 싶지 않았다. 순간 불쾌감이 마음을 불편하게 했지만, 존중하는 뜻에서 꾹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침묵하며 한참이나 흐려지는 구정물을 조용히 가라 앉혀야 했다.
'저 사람이 오늘 안 좋은 일이 있나 보다.'
'원래 성격이 그런가 보다.'
습관적으로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뭘 잘못했지?' '말하기 싫은 데 물어본 죄?'
그 사람의 태도는 내안의 평화를 깰 만큼 가치가 있는 일이 아니며, 부정적인 에너지를 붙들며 휘저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덕분에 깨우치게 되었다.
'구정물을 맑게 하려고 손을 집어넣는 순간, 물은 더 더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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