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anuary 21, 2015

The Bag

풀지 않은 (혹은 못한) 짐들속에서 가방 하나를 꺼내 보았다. 외면하는 마음을 돌려잡아 한가닥으로 내밀어진 희미한 지푸라기를 붙잡았는지도 모르겠다. 묵직하게 자크가 잠겨있는 검은 가방엔 무엇을 담았을까? 종이들이 들어있지 않을까? 어쩌면 드로잉 스케치북이 들어있을지도 몰라. 차콜로 드로잉을 시작해 보는 것도 좋으련만...

차콜 드로잉을 위한 스케치북은 들어 있지 않았다. 이곳에 오면 쉽게 구하리라 생각했으리라. 차콜은 어디에? 여러개의 물음표들이 한꺼번에 무질서하게 쏟아지는 시간은 나를 깨울 수 있는 징조일까?

해묵은 전시회 카드들과 포스터가 주머니속에서 얼굴을 드러낸다. 아~~~

잊혀진 (혹은 잃어버린) 내가 마음속에 물결을 만들며 일렁이는 파도를 만드는 그런 느낌을 어찌 주체하면 좋단 말인가!

암막 커튼이 주는 아침밤에 유혹되지 않고 일어난 시간이 텔비 리모콘으로 옮겨졌던 것은 좀 후회스럽고 한심하긴 하면서도,  혹시나 모를, 행운처럼 다가올 운명적 영감(?)을 맛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오늘의 나는 습관적으로 게으르다.

페트 병으로 면도 꽂이, 치솔꽂이를 만드는 님의 삶의 지혜를 보면서 아무 쓰잘데기 없고 돈 많이 드는 도움 안되는 겸손한 나의 작품들을 생각해 보았다. 쓰디쓴 위액이 거슬러 올라 오는 것처럼 불편한 현실에서 저 치솔꽂이만도 못하는 것이여!

그래도, 포기하기엔 아직 늙지 않은 나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8wjVVHJwlkg
김종서, 겨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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