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anuary 20, 2015

Memo

화창한 날을 감사할 수 있다는  것을 흐린 창가를 바라보며 깨닫는다. 뿌연 창밖으로 겨울 나무들이  미쳐 녹지 못한 흰 눈 덮인 이불을 덮고 서 있는 차디찬 그림이 보인다. 각진 아파트 동 사이로 차들이 동물처럼 빠져 나와 어디론가 향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난 자동차가 갖고 싶지 않다. 필요를 못느낀 걸까 아니면 이곳 운전하는 풍경이 벅차서인가. 느릿한 작은 도시에 오래 살았단 탓이라 여기며 식물처럼 뿌리를 내린다.

오일 물감으로 최초로 그린 나의 풍경화를 앞베란다에 내놓았다. 아직 비닐도 뜯지 않은 상태로 작은 이젤에 앉히니 더욱 더 열정으로 가슴 뛰었던 그 시간과 장소가 그립기 짝이 없다. 뒷마당 풍경으로 흘렀던 한여름의 하늘과 나무들의 어우러짐은 기쁨이었지 싶다. 이 그림을 보고 짧은 크리티크를 해주셨던 존경하는 은사님도 떠오른다.

이렇게 아득할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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