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ugust 12, 2009

Ugly Truth


지난밤 보았던 정말 재미없었던 영화제목 'Ugly Truth'이다. 오고가는 대화들 속에 깔려있는 그 추한 진실을 못알아먹은 탓이기도 하겠지만, 영어장애가 치유되지 않은 나로서는 볼거리 없는 영화로 지불한 돈이 아까웠다. 한국의 괜찮고 재미있는 영화들을 못보고 사는 것이 억울하기까지 한 시간이었다. 진실은 얼굴에 화장을 하는 것처럼 포장을 필요로 하는 것쯤은 진작에 알아브렀고...알면서 왜 남녀상열지사로 가기전의 밀고 댕기는 테크닉들을 뭐하러 보러간 것일까.

아침빛이 좋다. 오늘은 정말 그리다 만 그림을 그려야 한다.

"스스로를 억제하며 매일의 경험과 보잘 것 없는 작업들이 쌓여 나중에는 저절로 원숙해지며 더 진실하고 완결된 그림을 그리게 된다고 믿는다. 그러니 느리고 오랜 작업이 유일한 길이며, 좋은 그림을 그리려는 온갖 야망과 경쟁심은 잘못된 길이다." 라고 밑줄 그었던 '고호'의 말을 잊지 말기로 하자.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보잘 것 없는 붓칠을 다시 시작하기로 하자. 일단 밥묵고 커피묵고 쇼파에 절대 앉지 말고 그리고 나를 이겨내는 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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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앞에 너절하게 널어져있는 잡초들을 불에 태우는 처단식을 했다. 잔디밭이 좀 아깝긴 했지만, 그런대로 한적한 곳을 고르고, 만일에 대비해서 물호수를 준비하고, 둘째 아들을 불러 모으고... 맑고 뜨거운 여름날에 부는 바람이 무섭기 짝이 없었다. 절대 바람부는 날에 불을 태우면 안된다! 무식한 결단력으로 추진했던 가슴뛰는 모험.( 작은 불씨 하나가 바람을 타고 번지는 모습을 상상하기 싫다. 땅을 깊게 파고 돌멩이들로 벽을 만들고 삽과 물호수를 준비하고 절대 바람이 없는 날에 해야한다.)

혹시라도 불꽃이 다른 이웃집으로 날아갈까 조바심 내며 불길을 지켰다. 쏴악~ 바람이 불면 무섭게 번져나가는 붉은 기운들. 잡초들이 타는 냄새는 시골냄새다. 지난날 시골 큰엄마 집 부엌에 쪼그려 앉아 불을 때던 시절이 생각났다. 마른 솔나뭇잎들이 단정하게 타던 모습과 그리고 불쏘시개의 끝이 발갛게 달아 오르던 기억들과 장작불이 타고난 후에 구어진 노란 군고구마의 단맛, 마른 콩나뭇잎들이 투두둑 투두둑 소리를 내며 신나게 불이 붙던 모습...시골집의 아랫목이 그을러져 있던 모습이...

난 시골집 부엌에서 쪼그리고 앉아 불때던 것을 좋아했다. 나이롱 바지가 무릎이 뿌우욱 하고 나와서 조금 후회도 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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