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23, 2008

The Spring of This Momemt

봄날이 피고 있다. 눈이 와서 학교를 못간 것이 엊그제 같은데, 수선화가 노랗게 서둘러 어린 꽃들을 내놓더니, 이웃들의 개나리가 노랗게 봄날이라고 노래를 한다. 노란 개라니를 보니 두고온 한국의 봄풍경이 떠오른다.

하긴 한국의 삼월은 황사땜시 그랬던 것 같고, 사월의 그림이 떠오른다. 어느 중학교에서 국어 교사를 할 당시 막힌 출근 길에 보았던 어느 산 밑에 피어있던 진달래와 개나리가 얼마나 아름답던지 그 봄날의 풍경이 아직도 그림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이곳 미국땅에서 개나리를 보니 두고온 사람들이 어찌 보고 싶지 않으랴!

봄이 오고 있다. 아름답다 못해 잔인한 사월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내 이웃의 배나무 꽃의 눈꽃축제 같은 느낌을 올해는 그림으로 그릴 수 있을까? 서쪽으로 물들어가는 황혼빛을 그릴 수 있을까?

지난 주일 처음으로 내 작품을 학교 컨테스트에 내보았다. 이곳 대학에 내 그림을 걸고 가는 것이 내 추억만들기의 하나의 프로젝트이다. 이곳 교내에서 실시된 대회였는데, 대학원생까지 합류를 하는 것인 줄은 몰랐다. 대학원생들의 세라믹과 스컬프쳐 작품들이 상을 휩쓸었었다. 겨우 대학4년생의 수채화 작품에게 상을 하나 주고는...

난 오일페인팅 첫 작품을 내놓았었은데, 섬세하고 더 치밀한 수채화 작품에 밀린 듯하다. 깨끗한 신선함이 느껴지는 그 작품은 인정할 만 하였다. 난 아직 두해가 남았으니 그동안 더 위대한 걸작을 만들면 된다며 나 스스로를 격려해 보았다.

이번 주엔 미술학도로서 의미있는 일종의 작품심사가 있다. 페인팅 전공학생으로, 전문인으로 인정을 받는 중요한 심사이다. 내 인생의 중요한 타이틀을 부여하는 뜻 깊은 순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 친구의 깨끗하고 질좋은 크레파스를 부러워했던 순간과 중학교 시절 수채화 시간 미술 선생님의 칭찬과 그리고 대학 시절 미대 교실의 풍경을 흠모하던 그 마음과 또 먹을 갈며 기를 모아 붓글씨를 쓰던 그 집중력과....등등의 것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순간들이 오지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왜 화가가 되고 싶냐고 묻는다면, 그림을 그리는 그 순간이 가장 행복해서, 아니 꼭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다. 고통스럽기도 하다! 아마 화가가 되는 것 말고는 나를 나답게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가 아닐까? 성악을 배워 성악가가 되기엔 넘 나이들었고, 글을 쓰기엔 난 문장력이 딸려 자신이 없고, 하지만 그림은 나에게 자신감과 자존감을 준다.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냐고? 내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주위의 사람들이 내 작품을 벽에 걸고 싶어하면 난 그것으로 행복할 것 같다. 더 이상의 그럴듯한 무엇을 난 아직 꿈꾸고 있지 않다. 내 친구가 나의 그림을 거실에 걸고 행복해한다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일인가?

그것은 그렇고, 난 리서치페이퍼를 써야한다. 으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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