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암직도 하고 예쁜 것
내게 일어나고 있는 소비활동 이해할 수 있으려면 어린시절 겪어야 했던 '겹핍'이란 단어를 내밀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친구들의 이쁜 옷을 무지 부러워했던 시절이 내게 있었다. 그런데 주름지고 있는 이 시간에 무슨 옷타령? 아냐, 어쩌면 '봄'이니까 봄꽃처럼 화사한 옷을 입고 싶어지는 것은 건강한 반응일지도.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스스로를 고발하며 자백했더니 나처럼 주름지고 있는 친구도 새옷으로 봄단장을 했다고 한다. 다행이다, 나만 봄을 타는 것 아니니 말이다^^
새 옷을 구입하지 않고 가지고 있는 옷을 깨끗이 세탁하여 슬기롭게 코디하여 입고 다니겠다는 결심이 무색하게 자꾸만 보암직도 하고 예쁘고 멋진 봄옷을 장만하여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올 해 봄처럼 많이 들었던 적이 없었다. 그동안 코디가 딱 떨어지지 않아 옷장에서 시들고 있는 옷들을 구해낼 수 있는 아이템들을 보며 아이디어가 샘솟아 참을 수가 없다.
그러던 중에 동네 옷가게에 걸려있는 벚꽃 분홍색 자켓에 눈이 꽂히고 말았다. 눈을 감으면 자꾸 생각난다! 동네 옷가게 앞을 지나갈 때면, 목이 자꾸 해바라기처럼 그 옷을 향하지 않는가 말이다. 그래도 비싼(?) 댓가를 치루어야 할 나의 무모한 욕구(?)에 대한 이성적인 저항을 나름 하였지 싶다. 온라인에서 세일 중인 비슷한 옷을 골라 시도를 해보았지만, 결국 만족할 수 없어 반품까지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치루고 말았다. 그래, 입자! 더 늙어지면 못입어보나니~~~결국엔 그 보암직도 하고 아리따운 핑크빛 자켓을 구입하고 말았다.
이렇게 반짝이는 핑크빛 옷을 어디에 입고 갈 것이지? 반짝이는 나의 은발과 너무 어울리지 않는가 말이다! 너무 반짝거려도 상관없다! 내 삶을 살아가는 태도가 중요하다. 난 내 삶을 반짝이며 사랑하기로 결정했다. 근거있는 자신감은 밑받침하는 근거들이 사라지면 버티기 어렵지만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은발에 주름지고 있는 나를 칭찬하고 보살피면 되는 것이다. 당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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