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February 24, 2016

Someday

늙은 꽃
                                           -문정희

어느 땅에 늙은 꽃이 있으랴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아는 종족의 자존심으로
꽃은 어떤 색으로 피든
필 때 다 써버린다
황홀한 이 규칙을 어긴 꽃은 아직 한 송이도 없다
피 속에 주름과 장수의 유전자가 없는
꽃이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더욱 오묘하다
분별 대신
향기라니

오십세
                                                                                                     -문정희

나이 오십은 콩떡이다.
말랑하고 구수하고 정겹지만
누구도 선뜻 손을 내밀지 않는
화려한 뷔페상 위의 콩떡이다.
오늘 아침 눈을 떠보니 내가 콩떡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내 죄는 아니다.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 시간은 안가고 나이만 왔다.
영큰한 도둑에게 큰 것 하날 잃은 것 같다.
하여간 텅 빈 이 평야에
이제 무슨 씨를 뿌릴 것인가.
진종일 돌아 다녀도 개들조차 슬슬 피해 가는
이것은 나이가 아니라 초가을이다.
잘하면 곁에는 부모도 있고 자식도 있어
가장 완벽한 나이라고 어떤 이는 말하지만
꽃병에는 가쁜 숨을 할딱이며
반쯤 상처 입은 꽃 몇 송이 꽂혀 있다.
두려울 건 없지만 쓸쓸한 배경이다.


물가의 어른신 여인님이 소리쳤다. 늘 어디선가 들었던 말씀~~~ 인생 훅하고 간다며~~~ 물가의 탱탱한 여인들은 웃었다 절대 늙지 않을 것처럼~~~ 아직 늙지도 젊지도 않은 여인 그냥 힘차게 팔과 다리를 젓는당 그냥 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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