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October 23, 2012

Open Studio


피곤한 하루를 보낸 끝자락에 난 스튜디오를 개방해야 했다. 하여야만 한다고 했다. 찾아올 사람도 그리 많을 것 같지 않은데...내가 넘 비관적이고 냉소적인지 아니면 사실 그러하던지...어쨋든 중요한 행사라서 문을 열어야만 했다.

갑자기 내가 그려놓은 그림에 놀랜 가슴을 얻었다고 해야할까보다. 문을 남을 위해 열었지만  사실 난 내가 보지 못한 것을 새삼 보게 되었다. 덕분에 말이다.

지독한 가뭄이 이곳저곳에 들던 지난 여름에 나 또한 마른 여름을 보냈다. 그런 여름 날, 마음이 원하는 대로 붓을 들어 그림을 그려놓고는 그놈의 작품성이 어쩌고 저쩌고 하다가 그만 이리저리 치어 의욕실종이 된 맨날 벽만 쳐다보고 있는 불쌍한(?) 나의 그림중의 하나이다.
ㅎㅎㅎ

싱싱한 색채주의 그림이 때때로 멋져 보이기도 하고 그 어느 여름 싱싱한 카본데일의 푸른 인상을 잃고 싶지 않아 그리기도 하였고 또 왜 그렸드라? 그래, 그냥 그리고 싶어서 그렸어!!! 그런데 왜냐고 물으면 거창하게 이야기 해야 되잖아 으씨!

진행중인 시리즈와 넘 거리가 멀어서 그만 마무리할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무슨 시리즈를 하고 있냐고? 하며 오픈 스튜디오에 방문을 하겄지만서도. 스튜디오가 넓지 않아 제법 작품의 크기가 있는 여러 작품을 함께 걸지 못하는 고로 난 일관성 없는 작가가 되고 만 것 같다. 그렇다고 말해도 난 할 말 없다.

추상과 구상의 순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새로운 시도를 해볼 참이고 하다보니 재미도 있고 창의로운 나에게 딱 맞는 일 같기도 하고 해서 이번 기회에 깊이를 더해 볼 생각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한다. 안되면 사과라도 그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 사과 잘 그려! 앞선 님이 사과 수백개를 그려대는 바람에 질려버리고 말았지만서도. 난 사과를 그릴 수 있다. 정말이냐고 제발 묻지는 말아다오. 친구여.

신선한 작품들을 짠하고 나열하지 못해 조금 미안했던 행사였음을 고백한다. 용서해다오 나의 게으름과 피곤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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