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November 26, 2010

All Right

맥스네와 행복한 댕스기빙 식사를 하고 돌아오니 울 아드님들 이차 행사에 가야한다며 밖으로 나간다. 물론 나에게는 해야 할 페이퍼와 아직 보지 못한 디비디가 있으므로 그들이 날 남겨두고 가는 것에 그리 서운하지 않았다. 비가오니 밤마실도 못나가고...

맥스네 개 두마리, 키퍼와 버터는 아침에 보았던 딜린저보다 훨씬 덩치가 크며, 소같이 크다.ㅎㅎㅎ그리고 그들은 개이다. 따뜻한 그들을 어루만져 주었다. 충성스럽고 사랑스러운 개가 없이 나이들고 외로운 날에 이곳 미제 시골 생활을 꾸려 나갈 수 있을 것나. 나이드신 두 할아버지와의 대화는 인상적이었다. 나이들어 여자친구와 개만 있으면 그런대로 괜찮다는...

호숫가에 사는 이웃의 개한마리가 주인님의 양말을 먹고 죽었다는 이야기는 놀라왔다. 정말 개처럼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양말을 먹냐고요? 하고 물었더니 개들은 그렇단다. 맛있어서 먹다가? 자식이 없는 그들이 개침대에 개목욕탕까지 두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았기에 그 이웃의 커다란 슬픔을 상상할 수가 없다.

비가 내리고 그리고 집안에 개도 없을 땐 디비디를 보아야 한다.
하여튼 올라이트로 끝나는 디비디를 보았다. 레즈비언들의 가정에서 자라나는 자식들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드디어 정상적이지 않는 가정을 떠나 그들에게서의 독립과도 같은 대학 기숙사에 짐을 풀다가 갑자기, 떠나는 두엄마를 향해 찾아 뛰쳐 나가는 장면에선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랜만에 맛본 눈물의 짠맛이었다. 굳어버렸을 것 같은 눈물이 마르지 않고 흘렀다. 그 자체가 스스로에게 조금은 놀라운 사실이어서 댕스기빙의 색다른 선물을 받았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모든 것이 괜찮았을까?
영화가 올라이트하고 끝났다.

지난날 광주 그 고물버스 십이번버스에 짐작처럼 밀어넣어져서 학교를 오갈 때, 임무를 완성한 힘센 차장 언니의 '오라이'하며 버스를 탁탁 두드리던 삶의 튁튁한 소리들이 맴돈다. 달리는 버스에 매달려 갈지라도 오라이 하며, 기사님이 급정거해서 버스안에 사람들의 거리들이 더욱 밀집되게 쏠려, 그녀의 몸을 버스속에 밀어 넣을 수 있을 때까지 오라이 오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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