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November 25, 2007

With Monet

윤기없고 힘없이 여기 저기 엉기져 있는 머리를 다듬다 못해 끝내는 짜끈둥 자르고 말았다. 모처럼만의 휴식이 주어졌지만, 난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추접스럽게 코감기에 걸려 머리도 딩딩 말이 아니었지만 워낙 건강한 사람이라 여기기에 사람들은 잘 믿지 않는 반응들을 보였다.

절대 아플 것 같지 않았는데, 나름대로 잘먹고 밤이면 푹자기만 했는데, 어째서 아팠을까? 정말 신기하기 그지 없다. 황금같은 휴식을 맞이하여 하고 싶은 것 많았건만, 제일 먼저 아픈 것 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도 코뱅맹이 소리를 달고 댕스기빙데이 휴가(?)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있다.

남편의 회사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것은 좋지만, 바빠서 좀처럼 시간을 뺄 수 없는 것도 사실이고 나 또한 각 수업에서 주어진 과제들이 만만치 않아 다음에 오라며 재촉하지 않았지만, 막상 남편이 오지 않은 댕스 기빙 일주일의 시간들은 날씨 만큼 우중충하고 내려 앉았었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날씨가 우중충하다고 손열개 발 열개를 그리지 않을 사람인가 아니면 안되는 영어라고 다섯장의 아트 히스토리 에세이를 안쓸 사람인가 아니면 하기 싫다고 모네의 그림을 연구 안할 사람인가 아니면 모처럼만의 휴식이라며 도자기 파이널 숙제를 하지 않을 사람인가?! 그렇다 난 병마(?)와 싸우면서도 주어진 과업들을 완성(?) 하였다.

물론 난 외로운 사람이다. 누가 아프냐면 약 가져다 주는 사람 없고, 심어 놓은 씨들이 헛씨들이어서 관심가져주는 사람들 없지만 난 하나님이 사랑하는 서은순이다. 내게 주어진 외로움은 나에게 족한 것으로 나를 나답게 하는 하나의 댓가일 뿐이다. 그렇다고 밥사주고 커피사주고 늘 노닥거리며 히히낙낙 때를 지어 즐겁게 살 수는 없지 않겠는가!

누군가 외로이 있을 때 당신은 말할 수 있는가? 당신이 뿌려놓은 씨들의 댓가라고 말할 수 있는가? 나의 친구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친구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을 것이다. 난 오늘 은따 영따 왕따 등등의 외로움을 극복하느라 꽤나 신경질을 부렸다. 가만 생각하니 왜 내가 그 영양가 없는 말의 저주에 걸려 이렇게 힘들어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솟구쳤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사는 것 중요하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 또한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다.

나는 외로우니 하나님이 필요한 사람이다. 그런데 하나님도 사람이 우글 우글 모이는 사람을 좋아하겠나? 전도하라고? 사람이 하나도 주변에 없는 사람은 가치가 없나? 영향력이 없으니 말이다. 그것 또한 맞는 말이로세! 내일 부터는 공부하지 않고 전화해서 밥사주고 나랑 놀아주라며 딸랑거려볼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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