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f Camera

어느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몇십년 뒤의 얼굴을 예상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있어서 호기심삼아 참가해 본 것이 생각난다. 얼굴에 나타난 윤곽선은 마디져지고 그리고 동시에 둘러싼 모든 것이 흐물거려지는 과정이었다.
그 순간, 내 아버지의 얼굴을 보고 말았다. 아버지는 남자니깐 멋있기라도 하지...흔한 말로 여자로서 기가 세보이는 것 아닌가 말이다. 난 단지 아버지의 딸로서 증명이라도 하듯이 광대뼈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단지 그 이유로 이렇군 저렇군 부정적으로 말하는 자체가 언제나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던 것 같다.
남보다 탁월하게 높은 나의 광대뼈는 소리의 공명을 잘되게 하는 나의 보물같은 장치이며, 내 기운의 원동력을 볼 수 있는 한 엔진으로서 충실하고 있다고 인정하고 싶다. 얼굴이란 자신의 얼이 숨어있는 동굴이라는 말을 새삼스럽게 거론한다면 말이다. 좀더 인자하고 부드러운 내공이 필요하다, 훗날의 멋진 할머니가 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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