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pril 14, 2026

어리석게도

 나의  몸이 보이는 이상증세에 당황스러웠지 싶다. 살면서 '소화가 안된다'라는 말은 내 것이 아니었는데, 특별할 것 없이 평소대로 잘 먹었었는데 아무래도 위장에 탈이 생긴 모양이다. 비상약으로 챙겨 놓은 '가스 활명수'를 찾아야만 했다. 

 지난 주말여행이 해외 나들이를 다녀온 것처럼 피곤한 것도 당황스러웠지 싶다. 그 동안 기피하고 조심스럽게 섭취해야 했던 맛있는 떡과 과일들을 과하게 섭취하고 과일 주스도 마시지 않았던가. 여행내내 속이 부글거리며 이상 증세를 보였지만 그러려니 했고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독이 풀릴만한 시간이 지났는데, 아이들을 가르치러 나가는 오후 시간에도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러다 쓰러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힘차던 발걸음이 힘이 없고 늦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아무렇지 않는 척, 모른 척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몸은 쉽게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병원에 가기엔 뚜렷한 증상도 없다. 무슨 이유이지? 

평소대로라면 학생들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꼬르륵거리는 배고픈 소리가 위장에서 들려야 한다. 하지만  배고픔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전혀 식욕이 느껴지지 않고 축쳐서 그냥 침대에 누워있고 싶은 상태는 비정상이다. 생각외로 빨리 늙어가는 몸의 변화를 겸손히 받아들이고, 더 소중히 다루어야 할 의무가 있다. 어리석게도 아프고 나서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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