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ly 29, 2014

adaptation

Adaptation, mono print, 11x14 inches, 2011

몇달이 흘렀을까? 손가락이 컴퓨터 자판을 기억하고 있을까? 무겁게만 느껴지는 두려움을 이기고, 기록된 것들에 의지하여 컴앞에 앉았다. 자잘한 일상에 대한 감사함이 둔해짐과 나이들지 않는 호기심의 결여로, 마른 장마같은 여름같은 가슴을 안고 살아가는 그냥 아짐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것 그 또한 그리 불쾌한 일이 아님을 고백한다. 그래서는 안될 것 같은데...

몸을 일으켰던 봄날이 이제 고온다습한 여름으로 익어가고 있는 난 나이든다는 것에 동반되는 증상들에 무너지고 있는가? 그렇다!  눈이 넘 예민하게 살지 말라며 대충 시력이 흐려지고, 무릎관절에서 소리를 내는 것에 대한 민감함이 관대한 허용(?)으로 받아들여지고, 발굼치가 아픈 것에 대한 대책을 스마트폰에서 구글하며 살아가는,  중년의 겸허함으로 그렇게 나의 시간을 꾸리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지는 않지만 그저 받아들인다.

적응?
저항할 수 없어 받아들인다! 두고온 이국땅의 추억이 단절되는  이곳에서의 거부감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불편하다! 따뜻한 아침인사와 맑은 공기 그리고 푸른 잔디 깍이던 내음이 그립기 짝이 없어서 들렸던 그곳. 비행기 문이 열리고 그곳을 다시 찾았을 때 느껴지던 맑음!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자유롭게 보이는 그들을 부러워하고 있는 마음속의 진행형을 멈출 수가 없는 것이 이곳의 답답함과 무더움과 무표정에 대한 적응을 어렵게 만드는 것 잘 알고 있지만 그야말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 아직도 어려운 것 사실이다.

단절!
미술용품과 작품들이 차지하고 있는 방문을 여는 것이 두렵다. 미치도록 끓어 오르는 열정(?)이 스스로 괴롭힘이 되어 잠 못 이루는 밤이 되는 것이 두렵기도 한 것일까? 이렇게 평범한 중년의 아짐으로 돌아가는 것을 방해라도 받는 것처럼 그 문을 여는 것이 두렵다.

열무김치를 사랑하다. 그곳에선 열무김치를 먹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난 열무김치를 담아서 먹는다!ㅎㅎㅎ 열무김치가 있는 사실하나로 이곳이 더 좋다! 더이상 생선회와 냉면을 갈구하지 않고 짜장면도 찾지 않는 작금에 난 열무김치를 담구고 오이지도 담았다.

 주로 부엌에서  해보고 싶었던 일상의 일들이 예술가의 열정보다 앞서는 것은 내가 더 이상 화가가 아니단 말인가하는 자책도 가끔은 하면서 그렇게 적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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