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where in Singapore
깨끗하고 따뜻한 십일월 어느날 싱가포르에 갔었다. 오키드(호접란)꽃이 여기저기 피어있는 십일월의 싱가포르는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이었다. 언제나처럼! 좋은 이의 극진한 대접을 허리끈을 풀고 맘껏 즐길 수 없었던 나는 무게 넓은 그림자를 가졌지 않았나싶다.
누군가 나를 위해 시간을 내어 배려해 주는 것 고맙기 그지 없는 일이다. 시간이 지나 이렇게 희미해진 꽃같은 순간을 떠올리자니 오키드꽃이 만발한 모습만 떠오른다. 그들의 벽에 걸린 물감으로 덧칠해진 붉은 꽃은 나를 기억하게 할까?
요즈음은 무슨 작품을 하시고 있나요?
피하고 싶은 질문이다 하겠다.
겨울이 다시 봄으로 가는 시간이다.
Thanks, Oil Painting on Canvas, 30x30 inches,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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