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pril 12, 2011

I am in Red

괜시리 몇년 묵은 빨간 원피스에 굽높은 뾰족 구두신고 살랑살랑 봄입싹처럼 걸어보는 것도 잠시...아이구 다리 아파 죽겄다!!!

일년전 사두었던 뾰족구두가 문제였다. 한번도 신어 보지 않았기에 오늘을 잡아 무거운 체중을 얹었더니, 발가락에 물집이 생기고 종아리가 부어 오르고, 심한 고문을 한 것 같다. ㅎㅎㅎ 남이 이런 심한 대우를 했다면, 난리 부르스를 떨었을텐디...

아트 히스토리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옷을 바꿔입었어야 했다. 페인팅 중독이 심한 나로서는 손이 떨려서 섹시 슈즈와 섹시 원피스를 입고도 붓을 들었다.

넘 다리가 아파서 움직이지 않고 네시간 반동안 서있었나 보다. 다리가 아파서 그런 것인지, 그림이 안되서 그런 것인지 머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비싼 물감만 버렸다. 할 수 없이 다 닦아내고 한 수 배웠다 하며 스튜디오에서 퇴장했다.

무엇을 배웠냐고?
그림을 그리는 일은 그렇게 가볍게 다가갈 일이 아니라는 것, 그림에 대한 예의로 익숙하지 않은 뾰족구두 신고 할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멈출 때를 아는 것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네시간 반동안 칠해 놓은 물감들을 지워낼 때의 기분을 아는가? 판단력이 흐려져서 고생 심하게 하고, 남편이 머리카락 빠져가며 버는 돈 하수구로 흘려보낸 그 길티!

쓰라린 경험속에서 꽃을 피워내야 하나니, 그래도 난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ㅎㅎㅎ왜냐하면 내 이름은 진정 빨강이기 때문이다.ㅎㅎㅎ 옷이 아니라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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