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pril 03, 2011

The Sound of the Wind

봄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다. 선그라스를 바람그라스 삼아 눈을 덮어야 할 정도로 바람이 심하게 부는 일요일이다. 푸른 잔디들이 바람따라 파도처럼 흔들리고, 아직 푸른 잎이 돋아나지 않은 나뭇가지들은 모처럼 술마시고 노는 사람처럼 흔들린다. 차를 운전하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봄바람에 넘어져 있는 이쁜 꽃나무 몇그루를 보았다. 봄바람이 파도 소리를 내며 불고 있다.

아니 벌써? 어디선가 잔디깍는 소리가 들리는 것 아닌가! 벌써? 지난 가을 잔디를 야무지게 잘라놓지 않아 이동네에서 가장 긴 머리카락을 갖고 있는 우리 푸른 잔디밭! 부담스럽다.ㅎㅎㅎ

잔디깍는 기계는 겨울동안 무사히 잘 있는 것인지? 어디서 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 것인지...어디선가 들리는 모터소리에 근심이 한주먹 올라온다. 누구야? 하고 밖을 보니 우리의 낭만 이웃이 야채밭을 가꾸기 위해 땅을 갈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바람부는 날 어찌 땅을 뒤집고 있단 말인가? 하긴 일요일이니...

씨를 뿌리기 위해 땅을 뒤집고 있고나! 그리고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어린시절 불렀던 동요처럼 그렇게 씨씨씨를 뿌리고 물물 물을 주면서...이번 여름 방학은 수업을 들어야 하는 고로 채소밭은 어려울 것 같다. 자생으로 자라는 들깻잎이나 먹을 수 있으면 만족이다. 뚱띵이 토마토를 이번해엔 심어볼 생각이다. 샌드위치에 넣어서 먹게. 뭐? 그냥 사 드시라고?

봄이 되니 해야 할 일이 많아 보인다. 잔디도 깍아야 하고, 벌레 죽이는 약도 살포해야 하고,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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