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March 17, 2011

Under the Moon

며칠 달리지 못했더니 몸이 무겁기 그지 없어도, 먹을 것 다 먹고 체육관 시간을 알아보니 문닫을 시간이 되고 말았을 때 그 절망감을 아는가!

할 수 없이 동네를 서성거리기라도 할 수 밖에!

정말 이럴 땐 무색하지 않게 개한마리가 필요한디... 혼자 걸어 다니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일인지...이웃들과 마주침이 어색하기만 할 것 같은 것이 아무래도 내가 좀 비사회적인 삶을 꾸려나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제 봄도 되고 했으니, 말라 비틀어진 해바라기 잔존물(?)들도 그만 없애주는 것이 이웃들에 대한 예의일 것 같은디...ㅎㅎㅎ 아직도 드라이브 땅채우는 일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흙이 바싹 바싹 마른 후에 움푹 파진 부분을 채우는 것이 덜 힘들 것 같아...

그리고 지푸라기를 사다가 잔디씨도 뿌리고 해서... 부지런한 이웃은 나무에 붉은 멀치도 다 입혀주고 잔가지도 쳐주고...아이구...할 일 많은 봄이 되었다.

봄바람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기분으로다가 달밤 아래 외로움을 달랬다! 왜 봄바람이 남쪽에서 불지? 부드럽고 달콤한 봄바람과 달이 둥실 떠있는 드넓은 하늘을 오랜만에 올려다 보았나 보다. 그동안 체육관에서 막 뛰어다니다 보니, 동네 마실 돌며 즐겼던 밤마실을 잊었나 보다.

해운대 바닷가에서 불어오던 소금기 섞인 바닷바람이라 여기며 그렇게 걸었다. 음악이란 것이 그렇다. 그냥 걷기 뭐해 귀에 미제 음악을 틀고 듣다보니, 그 가사란 것을 정확히 못알아 묵드라도 그만 그 분위기에 적셔지고 만다. 마냥 마음이 구슬퍼지는 것이....스카프 날리며, 치마자락 날리며, 칙칙폭폭 칙칙폭폭...그렇게 멀어져 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

그래서 난 그림을 그릴 때 음악을 듣지 않는다. 귓속으로 들어오는 음악이 내 마음을 적셔버리면, 그 멜로디가 그림을 그리는 것인지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인지...어느님은 음악을 들으며 그 분위기에 빠져 그림을 그린다지만, 난 내 마음에 취해 그림을 그린다. 난 음악과 술이 없어도 취할 수 있다. ㅎㅎㅎ

달밤아래서 열심히 팔을 저으며 으씨으씨 걸었다. 나 많이 늙었다.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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