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ugust 18, 2007

Soony Seo


둘째 아들과 테니스를 다녀와서 부랴부랴 책가방을 챙겼다. 먼저 제일 중요한 먹을 것들을 챙겼다. 월요일과 수요일은 수업이 점심시간도 없이 네시까지 연이어 있는 고로 먹을 것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스트레스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ㅎㅎㅎ
아니, 웃을 일이 아니다. 몇년 전 피곤하고 스트레스 많이 쌓일 때 나의 당치수를 무시할 수 없어서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적절한 식이요법 이라기 보다는 다행히 운동을 좋아해서 먹는 양을 그런대로 극복하고 살았었는데, 이곳에서의 불규칙한 식사습관은 내 몸의 상태를 위험하기 그지없게 만들고 있는 듯 하다.
하루 세번 규칙적인 식사를 하던 나로서는 점심 시간 없이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이 위험하기까지한 도전이다. 무엇보다도 나의 몸은 배가 고프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래서 먼저 먹을 것을 챙겼다는 것이다. 바나나와 자두 그리고 천도 복숭아 거기다가 씨리얼 바까지! 아마 한두시쯤 아마 김치에 밥생각이 그득할 것이다. 어, 물을 까먹었네...
지금껏 정들였던 꽃피고 나비나는 집을 덩그렇게 두고 이곳 식구들 해가 서쪽으로 저무는 시간에 들어올 것 같다. 아침저녁으로 눈인사 하고 잡초 뽑아주고 물주던 관심을 더 이상 바빠서 줄 수 없다는 것이 나를 조금은 긴장되게 만드는 것 같다. 무성히 올라오는 잡초는 언제 뽑고, 그 미운 벌레들은 언제 잡아 죽이고, 그리고 언제 틈을 내어 물을 줄 것인가! 하지만 여름 내내 정성들여 이루어낸 나의 가든 프로젝트를 바쁘다는 핑계로 망칠 수는 없다는 각오를 한다.
위에 있는 사진의 꽃은 '부추'꽃이다. 부추꽃이 이렇게 생긴 것은 처음 알았고, 새삼스런 발견이었다. 사진으로 찍고 보니 그 모습이 청초하고 단정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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