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October 14, 2006

The Mask Smile

왠지 공포 영화에 어울릴 것 같은 가면이 나오고 말았다. 원래 나의 컨셉은 이것이 아니었다. 자신을 닮은 가면을 만든다는 것이 그만….... 삐에로의 열정이 미이라가 되고 그리고 미이라는 돌멩이가 되었다.

매번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날 때 마다 느껴지는 그 막막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영어로 쓰여져 있는 설명들은 쉽게 다가오지 않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안내서를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내 안에 숨어있는 하나의 가능성을 찾기 위해 생각을 거듭하였다.

몇 장의 스케치로 구상을 해놓고, 어떻게 그것을 표현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끝에, 내 집안 구석을 지키고 있는 풋볼에 눈이 멈췄다. 아하!!!의 순간이 일어난 것이다. 내가 찾고 있었던 것은 둥글 둥글한 바가지였는데, 그러나 그것은 나와 닮지 않았고 거기다가 난 그 흔한 바가지를 갖고 있지 않았다. 이곳 길죽한 타원형의 풋볼은 내 얼굴을 형상화하는데 제격인 도구가 된 것이다.

종이탈을 만들기 위해 인터넷을 뒤져 정보를 입수하여, 떨리는 마음으로 신문지를 구하러 이른 아침 크로거에 갔으며, 그리고 그 신문지를 찢느라 우빈이까지 동원을 해야만 했다. 소홀한 관리 탓으로 밀가루 풀은 누러서 갈색이 되었고...버려 벌릴까 하다가 너무 바쁜 탓에 그냥 이용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맘에 드는 색깔이 나온 듯 하다.

종이탈을 말리는데 고생을 하였다. 주변 환경상 집밖 그늘에 내놓으면 야생 곤충과 짐승들이 가만두지 않을 것 같아 실내에서 말렸는데 냄새가 장난이 아니었다. 하여튼 일주일의 시간과 정성을 필요로 하는 과정이었다.

풋볼에서 종이탈을 떼어낼 때의 그 기쁨은 기다림만큼 이었다. 샌드 페이퍼로 빡빡 밀어서 매끈한 피부를 만들고 나서 난 고민하였다. 새로운 난제에 부딪힌 것이다. 현란한 피에로의 가면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돌 같은 느낌을 주는 그냥 그대로의 느낌을 유지할 것인지 말이다.

나의 첫 의도는 종이탈이 완성되면, 쇠 느낌이 나는 칠을 하여 오래된 시절의 가면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었는데, 굳이 돌의 느낌을 무시할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과 충돌하게 된 것이다. 우리 가족들의 여론을 수렴해서 난 참기로 했다. 한번 해 보고 싶은 호기심을 참는 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당해봐야 안다.

가면이 나타내고 있는 부분 부분을 설명하자면, 삐에로의 삶을 큰 틀로 하여 오른 쪽은 행복이고 왼쪽은 절망이다. 우리의 삶이 그렇듯이 동전의 양면처럼 나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인생을 제대로 보고 이해하기 위해선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을 동시에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행복하기 위해선 긍정적인 면을 보는 것이 훨씬 유익할 것이다.

가면의 눈동자는 거울로 꾸몄다. 좀 억지스런 표현인지 모르지만 내 얼굴에서 당신은 당신이 보고 싶은 면만 본다는 것이다. 내가 예뻐 보인다는 것은 당신의 마음이 내게 향한 마음이 고와서 나를 예쁘게 보는 듯이 말이다.

코 부분은 운동화 끈으로 풋볼의 흔적을 남겼으며, 각기 다른 입술 부분은 손잡이 겸이 되었다. 다행히 내 얼굴은 풋볼만큼 길지는 않았다. 그래서 사실 얼굴에 어쩔 수 없이 뚫린 구멍들은 가면의 실제 눈들이다. 어는 전설에 나타난 괴물처럼 여러 개의 눈을 가진 셈이다. 생각 외로 마르지 않는 냄새 나는 가면을 말리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구멍들을 내야만 했었다. 그러나 나의 시련과 그 것을 풀어가는 과정 속에 멋있는 아이디어를 얻게 된 셈이다.

포기하지 않고 쭉 가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처음 보기엔 못생기고 괴상망측한 분위기지만 그런대로, 나름대로 독특한 분위기를 갖추었다는 생각으로 위로하며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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