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pril 03, 2018

The Spring Out of Night


지난밤은 꽃바람이 살랑거리는 봄길이었다. 산수유, 개나리, 벗꽃, 그리고 밥풀꽃까지 봄바람에 흔들거리는 꽃길을 걸으면서 행복했지 싶다. 아득히 멀리 있어 보이는 깊은 바다로 부지런히 향하는 냇가는 소리가 있다. 소리가 나지 않는 곳엔 커다란 잉어 두마리가 느릿하게 움직이고 소리가 잘잘거리는 자갈이 있는 곳엔 힘좋은 매기가 산다. 겨울내 보지 못했던 잉어들의 움직임을 보고 반가웠지 싶다. 작년 늦가을 깊은 밤 그물을 던져 천가의 물고기를 잡아가던 남자들로 부터 살아남은 강자들인 것이다. 그물을 투척해 해물탕 거리로 즐긴 사람들이 다행히 씨를 말리진 않은 모양이다.

봄밤에 보는 벗꽃과 밥풀꽃은 환상적(?)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특히나 밥풀꽃은 친정 아버지 생각이 난다. 아침 등산 길에 밥풀꽃을 꺽어다 큰딸인 나에게 주시며 빈병에 꽃으라 하셨다. ㅋㅋㅋ 꽃병이라고 이름할 수 있는 병은 사치이던 시절이었다. 꽃을 꺽어 꽃병에 꽃는 자체가 얼마나 현실과 떨어진 일이었던가. 지금의 나 또한 꽃병에 꽃을 꽂는 것 보다는 화분에 꽃을 심어 두고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할 수 있다. 어쨋든, 울 아버진 산을 내려오면서 당신 닮아서 못생겼다는 딸에게  향기나는 밥풀꽃을 가져다 주셨다.

그래서 밥풀꽃을 보면 아버지 생각이 난다~~~

아버지 생각나는 밥풀꽃이 피어있는 밤길을 걷다가 급하게 물이 떨어지며 만드는 물의 다른 얼굴을 보았다. 깊은 바다로 흘러가 보여질 거대한 힘의 기운이 느껴졌다고 해야할까. 겨우 도랑물인데 높은 곳에서 추락하는 물은 힘차고 거세다. 얼마나 다양한 높낮이를 흘러 긍극의 깊은 바다로 향하게 되는 것인지 갑자기 바다가 푸른 색이어야 한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멍이 들어서!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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