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October 12, 2011

깍뚝이

뻘건 김치국물을 바라보며, 왜 내가 붉은 색을 좋아라 하는 지 알고 말았다. ㅎㅎㅎ 미제 땅에 사는 것은 아마도 붉은 김치국물을 바라보는 그 환장한 느낌을 추려내면 좀 구체적일려나? 지난 주말 생뚱맞은 가을 방학 맞이 깍뚜기를 담았다. 이쁘고 따글한 동치무가 벌써 국제 마트에 나와있는 것을 보고 입안에 침이 고이고 만다. 아! 김치묵고 싶다.

영어도 아니되는 것이, 젊지도 아니 한 것이 김치 냄시 풍기면 안되나니...김치 절제하고 살았더니 몸이 떨려 너무도 먹고싶어...총각김치 잡아먹고...ㅎㅎㅎ금지된 김치가 더욱 맛있는 것인지...드디어 칼들고 따글한 무들을 잡았다. 깍뚝깍뚝......

너무 많은 무들을 샀다. 온 집안에 무 익는 냄시가 진동하나니!!! 무슨 사삭스런 소리냐고? 오랜만에 깍뚜기 삭는 냄시를 맡고 있노라니...걱정이 되면서도 그래도 용감무식하게 먹어 버리고...그리고 며칠 만에 살이 쪄올랐다. 아주 쉽게...

아보카도 넣고 토마토 넣고 그리고 양파 넣은 샌드위치면 깍뚜기 생각은 잠시 뒤로 가지 않을까? 그러나 난 집에 둔 깍뚜기 생각에 차를 몰고 냄시 나는 집에 오고 말았다. 한국의 냄시라고 해야하나 고향의 냄시라고 해야 하나! 냄시가 나든지 말든지 깍뚜기에 밥을 먹고...

벌건 김치국물을 버리지 못하고 수저로 떠먹고 있자니 왜 내가 이리 사는 것인지...하는 배부른 생각이 들고 만다.ㅎㅎㅎ 이 장면을 그림을 그린다면 좀 무섭겄지! 붉은 국물을 들이마시는 나의 모습! ㅎㅎㅎ 언젠가 그리고 말티야.

냄시가 나서 좀 불편하긴 하지만서도 없으면 절대 살 수 없는 김치땜에 내가 무너진 요즈음이다.

친정에서 만든 태양초 금고추가루를 받았다. 이번 주말엔 배추김치를 담아 볼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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