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May 06, 2010

Walking

배 불뚝 나온 모습을 내려다보는 처절한 낭패감이 드디어 운동화 신고 동네를 돌다 들어오게 만들었나 보다. 몸매도 몸매이거니와 건강 걱정이 들었다. 건강식인 잡곡밥을 해먹던 일이 아득하기만 하다. 하이얀 흰밥을 한국에서 보다 미국에서 훨씬 많이 먹고사는 아이러니한 한국적 삶의 모습이다. 흰밥에 김치 그리고 김으로 그냥저냥한 저녁을 해결했다. 이 나이 들도록 영양제도 먹지 않고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더 젊은 날에 비축해 놓은 체력관리 때문일지도. 그동안 짧지 않은 타국생활 동안 잘 견디어 온 소중하고 고마운 몸을 지닌 것에 감사한다.

시간이 감에 따라 점점 운동도 하지 못하고 그리고 거닐던 산보도 하지 않으니 정말 배불뚝 중년 아짐이 되고 말았다. 이제 건강을 생각할 나이다! 더이상 체형의 약점을 보완하는 옷을 사들이는 대신에 내 몸에 달라붙어 있는 기름 덩어리를 제거해야 하느니...

오른 손바닥에 물집이 생기고 깡이 생길 정도로 프레임 작업을 하였나 보다. 이제 제법 만족할 수준이 나오기도 해서 멈출 수가 없다. 노가대 생활을 힘들게 꾸려오는 것과 몸매는 상관없는 일이나 보다. 피곤해서 밥 많이 먹고 잠자는 가난한(?) 예술가적(?) 생활을 하다보니 이제 미제 미디엄 사이즈도 맞지 않을 것 같아 더럭 겁이 난다.

드디어 일년만에 반바지 빼서 입혀보니 하얗고 푸짐한 허벅지 부끄럽기 그지없건만 아줌마적 용감으로 동네 한바퀴를 할 적에 '다니'의 '루나'라는 개새끼님이 반갑다고 빛 처음 보는 나의 허벅지를 두줄로 박 긋고 만 것이다. 아씨, 이런!

그래도 난 걸어야 한다. 어쩌다가 이렇게 허약하게 되었남!

러시안 이웃인 '나타샤'의 아이리스는 정말 아름다웠다. 물론 '다니'의 특별한 아이리스는 꺽어오고 싶은 욕망을 자극하기로 일등이고, 나타샤의 아이리스는 화단 대부분을 보라색으로 일으켜 세운 모습이 봄날의 볼거리이다. 물론 우리집을 빨간 장미 폭팔집이고!

잡초같은 이름모를 꽃이 내가 은근히 싫어하는 것을 상관하지 않고 본능적으로다가 화단을 낭만적인 분홍꽃으로 한 부분을 채우고있다. 생긴 모양은 참 고급스서운디, 너무나 잡초적으로 강한 이 이름모를 꽃을 어찌해야 한단가 하면서 삼년을 보냈나 보다.ㅎㅎㅎ 이쁘긴 이쁘다. 근디 다른 꽃들을 공격하니깐 그것이 문제이지.

이웃동네의 말들이 사라졌다. 말 사진도 찍어놓지 않았는데, 집주인이 땅을 팔려고 내놓으면서 말들이 사라지고 말았다.

걷고 들어오니 좋다. 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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