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y 08, 2010

May 2010

문득 이곳 카본데일의 오월이 참으로 꽃들을 아름답게 하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 오월의 광풍을 경험한 탓인지 약간은 싸늘한 오월의 날씨 속에서 장미들의 모양과 색들이 탐스럽고 정열적이다. 그리고 '피오니'라고 불리는 목단은 어쩌한가. 가득차게 피어난 복찬 모양을 못견뎌 넘어지며 흔들거리는 모습이 나의 취향은 아니지만 왜 목단이 여유로운 복을 뜻하는 것인지 알것만 같다.

이른 아침 파머스 마켓에 가서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아이리스 세송이를 구입하여 모처럼 가슴이 뛰는 흥분됨으로 붓을 들고 한시간 정도 캔버스에 그 우아한 자태를 옮겨 보았다. 꽃의 매력에 빠져서 그렸을 뿐이다. 위대한 작품을 만들 생각이 아니고 그냥 그리고 싶었을 뿐인 것이다.

며칠동안 붓을 들지 못했을까. 이런 저런 일로 붓을 들고 캔버스 앞으로 서는 일이 어렵다. 그런데 '아이리스'가 나의 본능적 욕구를 자극하였나 보다.

한번도 그려보지 않았던 꽃이기에 그 신선한 두려움이 날 흥분시킨 것일까. 지금까지는 만족스럽다.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해 보았기 때문이다.

해질녘 정원을 돌보고 있을 때, 어여쁜 '엘리자베스'가 목단을 꺽어 주었다. 어찌나 꽃이 무섭게 빡빡하게 피어있던지. 개인적으로다가 난 겹으로 피어나는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단아하게 깨끗하게 피는 목단을 그리고 싶었는디...무지막지 겹지게 피는 목단이다!

꽃들마다 그 나름대로 모양과 색이 다르다.

꽃병에 꽃고 보니, 그런대로 복스러운 뚱띵이 목단이 이쁘게 보여서 한참 들여다 보고 코를 박고 있자니, 깊은 곳에서 슬슬 개미들이 기어나고 말았다.ㅎㅎㅎ 무서운 개미!

개미들이 집에 퍼지면 안되나니...할 수 없이 밖에 두어 개미들이 탈출할 기회를 줄 수 밖에. 내일은 목단을 기념으로다가 그려볼까나. 그 옛날 복스럽게 보이던 것이 아름다울 때가 있었던 것을 기억하는 의미로다가.

이공일공의 오월의 꽃들은 정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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