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anuary 09, 2010

Under the White

어라, 새해 첫 입장이로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나보다.ㅎㅎㅎ 그야말로 'lost'이다! 무슨 말을 하고 있냐고? 새해의 열흘이란 새로운 나날을 보내는 동안 난 텔비에 잡혀 정신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그동안 나와 함께 쇼파에 앉아 정신빼고 앉아있었던 남편과 자식들만 아는 조금은 한심한(?) 모험을 하였다.ㅎㅎㅎ

아침이면 자동적으로 향했던 예술에 대한 습관같은 열정 아니 중독, 하여튼 난 많은 시간을 그림을 그리지 않고 집에 박혀 있었나 보다. 놀랍고도 신기한 상태이긴 하지만 조금은 불안하다. 년말의 분위기에 휩싸여 시험공부 하지 않은 날의 밤기분이 들기도 한다.

긍정적으로다가 영어가 많이 늘었을까?ㅎㅎㅎ

'로스트'란 미제 연속극 시리즈를 완파하였다! 뭐 잘한 일은 아니지만, 한번쯤은 이럴 때도 있어야지 함시롱 새벽이 오는 지도 모르고, 그래도 끼니는 먹어가면서 시리즈 원, 투, 쓰리, 포, 파이브 까지! 새 시이즌이 이곳 텔비에서 시작한다고 한다. 정말 또 로스트 당해서는 안되는데...

뭐가 뭔지 모르게 왔다갔다 함시롱 미제 연속극의 덫에 걸리고 말았다. 지난해 '덱스터' 시리즈 보다 더 재미있나보다. 말도 안되게 해놓고 짜잔 하고 거짓 말을 하면 또 할 수 없이 제목대로 '로스트'니깐 하면서 어이없는 상황을 만들어 날 혼란스럽게 하면서...그리하여 궁금함과 호기심을 땡겨부르는 그마력을 벗어날 수 없었다. 겨울밤은 길지 않던가!

아직도 시리즈가 끝나지 않았다. 성질같아서는 끝을 봐야 하는디...새 시리즈가 텔비에서 시작된다는 것은 매주 수요일에 텔비앞에 앉아야 하고 많은 광고를 인내해햐 한다는 소리일 것이다. 그래도 봐야겄지. 한번 시작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현실로 돌아 왔다. 다행히 눈이 내렸다. 집밖을 안나간지가 얼마나 오래되었던가. 물론 음식점에 간 적은 있긴 하지만, 일월의 열흘이 흘러가 있는 지금 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흰눈이 내렸지만, 난 눈을 밟지 않았다. 아이들이 드라이브 웨이를 쓸고 그리고 난 운전하고 나가지도 않고 새로운 봄학기가 시작하기 전의 마지막 여유를 불안스럽게 즐기고 있는 중인가 보다.

내친김에 읽다만 책을 마저 읽기로 하고 방금 끝을 보았다. '일기일회'란 법정 스님의 법문집을 읽었다. 참고로 난 불교가 나의 종교가 아니다. 그렇다고 기독교인 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좋은 글이라 읽었다.

로스트의 불안한 드라마적 기운이 가시지 않은 즈음이라, 스님의 맑은 이야기가 더욱 좋았다. 보지 말았어야 할 좋지 않은 속세의 볼거리였을까? 잠을 자다가도 드라마가 연속되는 것이다. 그리고 계속 로스트... 물론 못된 내 성정 탓이겄지만...

한번 밖에 없는 귀중한 내 삶을 어찌하여 그런 속세의 볼거리로 첫해의 막을 열었냐고 자문도 하긴 했다. 하지만 텔비 드라마도 나에게 나름대로 질문을 던진다! 내가 지금 있는 이곳은 무슨 의미이며, 왜 내가 이곳에 있는 것이냐고?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은 드라마의 흐름처럼 잘 모르겠다! 울 큰아들, 나에게 충고했다. 엄마, 그만 밖에 나가 쇼핑도 하시고 어떤 움직임을 하셔야 한다고...ㅎㅎㅎ

로스트의 뒷정리를 하는 책으로 법정스님의 말씀은 좋았다. 드디어 컴앞에 앉지 않았는가!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창밖의 흰눈처럼 하이얀 순수함으로 새로운 나날을 엮어가는 것이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하나 더 용서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너그럽게 살아봐야 겠다. 지난 것은 흘러보내고 오지 않은 근심을 앞당기지 않고 지금 현재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 것을 다짐한다.

복을 많이 만들어 갈 것을 확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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