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May 11, 2007

Good Friday?

벌써 금쪽 같은 일주일이 가버린 느낌을 받는 것은 왜일까? 지난 주에 학기를 마무리 할 것을 예상했었는데, 이번 주까지 학교를 나다녀서 사실 오늘에서야 학교 문턱을 밟지 않은 첫날인 것 같은데...

신나고 즐거운 금요일 나는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냈을까? 아트하고는 머언 생활을 하였나 보다. 소파에 앉아 평소 못보던 텔비도 보고, 또 집수리 나온 사람 감시(?)도 하고, 또 뭐했나? 간만에 옷정리도 하고...

새집이라 신경이 덜 쓰일 것이라고 판단되어 구입했는데, 참으로 나름대로 속을 썩힌다. 잔디 문제가 충분히 사람을 지치게 하더니, 이제는 또 다른 일이 기다리고 있다, 방학이 시작되는 것을 알고! 화장실 구석이 시큼시큼해서 들여다 봤더니, 그 이유가 오리무중이었다. 먼저 짐작되는 원인들에 대한 선명한 제거작업에 들어간 후 건설주에게 정말 하기 싫은 전화를 걸었다.

벽을 열어 보지 않으면 절대 풀리지 않는 문제에 부딪혔다. 그리하여 습기찬 벽을 열어 보았더니... 외관 공사 하는 인간이 아무 생각없이 못을 쳐서 하수도 파이프에 구멍을 내 놓았던 모양이다.

벽을 만들기 위한 필수적인 못박음이었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여기기에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몇달 동안 파이프에 박힌 못언저리로 물이 슬금 슬금 기어나와 자신의 위치를 곰팡이로 알리니...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더 빨리 손을 쓸 수도 있었는데, 절대 난 상상할 수 없었다. 벽 안쪽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를 말이다. 벽 밖에서 살고 있는 우리 가족들의 실수로 물이 번져 곰팡이가 쓰는 것으로 여기고 모처럼 민감하게 굴지 않았더니, 세상이 어찌 그런 일이... 하지만 건설주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다나! 하긴 그렇지 그럴 수도 있겠지. 당신들이 살 집이 아니니깐 말이다.

건설주도 하청시켜 일하는 사람들을 늘 감시 할 수도 없을 거고... 이해한다 치고, 그 사후대책도 참으로 갑갑하다. 파이프 고치는 사람, 건설주 사람, 페인트공 따로 따로 방문하여 딴 짓을 한다. 어찌 보면 전문적인 움직임 처럼 보이지만, 총체적인 책임감이 딸리는 현장을 목격하는 심정을 갖게 한다.

남편없이 있는 나의 처지를 알고 그런 것인지, 여자라고 무시하는 것인지, 두눈 부릅뜨고 감시하여도 얼렁뚱땅 넘어갈려는 처사를 오늘 난 겪었다. 벽 안쪽에서 몇달이나 물에 쩔어있던 나무들이 마른 후에 외부공사를 하여야 하는 것을 서로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주에선 서둘러 사람을 보냈다.

오전까지만 해도 다음주에 마무리를 하자고 해놓고 왜 급하게 사람을 보내 외관공사를 하려고 했던 것일까? 외관공사를 하려는 페인트공 아저씨께 안되는 영어로 물어 보았다. 당신 생각에 지금 그 짓을 해도 되는지? 그랬더니 그 아저씨 하느 말씀, 건설주께서 가서 하라고 해서 그냥 와서 하려고 했다나! 어이가 정말 없었다. 한두번 당한 일이 아니기에, 화를 꾹 참고 다시 한번 소크라테스 처럼 물었다. 물이 마르지 않는 상태에서 그 짓을 해도 되느냐고! 그랬더니 그 아저씨 그러면 안된다고 한다. 그제서야! 하긴 그래도 된다고 빡빡 우기는 놈을 겪었다면?

감사해야 한다!!!

학기 중간에 일이 터지지 않고, 과제 걱정 없는 방학 중에 처리 할 수 있어서 감사, 또 무엇을 해야 하나? 난 그것만이라도 감지덕지이다. 학기중에 이 일까지 겹쳤더라면 아마!

금요일 밤이 깊어 가고 있다. 영어 공부한다며 텔비에 앉아 있는 것을 대신해, '내 이름은 빨강'이라는 책을 읽어야겠다. 그리고 나선 서양미술사를 읽을 것이고, 아니 읽어야만 하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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