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November 23, 2009

Flame On #2

조용한 '댕스 기빙데이'의 아침에, 몇달동안 하지 못한 두가지 일을 했다. 먼저 잔디밭에 잔디약을 주었고, 그리고 동네를 한바퀴 돌고 들어왔다. 간만에 느껴보는 잔잔한 즐거움이었다. 그러고보니, 매일 아침 서둘러 스튜디오에 갔나보다. 오늘은 특별히 이곳의 큰 명절중의 하나인 '댕스 기빙데이'라서 그냥 나도 집에 머물면서 그동안 내 시간속에 쏟아진 감사할 것들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었다.

그런대로 푸른 형태를 잡아가는 잔디밭에 그동안의 수고를 생각해서 농약을 뿌려주며 감사행위(?)를 하였다. 이웃의 푸른 잔디밭에 더이상 기죽지 않게 해 준 것에 대한 감사다. ㅎㅎㅎ 거센 잡초들이 다시 올라 오겠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푸른 잔디밭을 위해 약을 더해 주는 것 뿐이다. 날이 추워지니, 참 잔디와 가짜 잡초가 분명해 진다. 놀라운 사실이다. 어려운 일이 닥치면 친구를 알고 지내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 처럼 날이 추워지면 잡초들은 갈색으로 변한다.

많은 부분들을 잡초들이 여전히 자리잡고있다. 다시 봄이 되면 잡초들은 거세게 연두빛 푸른 빛으로 일어 날 것이고 참 잔디들은 그냥 그들의 늘 푸른 빛으로 살아 남을 것이다. 나의 관찰에 의하면, 내가 선호하는 잔디의 색은 깊이 있는 푸른 색이다. 가벼운 푸른 색들은 알고보니 잡초에 가까왔다. 가을 겨울이면 색이 변해 버린다.ㅎㅎㅎ 어떤 사람들 처럼! 아니 나처럼!!

뿌듯한 마음으로, 간만에 산책을 하였다. 겨울이라서 새들이 여름날의 아침처럼 울지 않았다. 이웃들의 지붕들은 여름날의 폭풍의 상처를 다 걷어낸 것 같다. 우리집만 빼고 다들 지붕을 갈아 버린 것 같아 마음이 불안하다. 지붕덮개가 한쪽도 날아가지 않은 상태에서 어찌 지붕을 새로 덮을 수 있단 말인가! 상대적인 불안함을 참아야 한다.

그동안의 경험에 의하면, 이곳의 겨울은 조용하고, 봄에 개학과 함께 날씨가 이상하다. 눈이 내리고 폭풍이 오고...올겨울이 춥다고 했는데, 꽃들이 봄날처럼 꽃을 피운다. 크리스마스가 한달 남았는데 겨울이 올까싶을 정도로 날씨가 봄처럼 좋다.

꽃그림 밑에 글을 달았으니 그림 이야기를 하자면, 꽃에 대한 또 다른 도전이었다. 그야말로 그냥 그려보고 싶었다. 그것도 빨리! 꽃이 시들기 전에, 그리고 브러시 터치의 속도감을 보기위해.

거울앞에선 누님같은 국화꽃! 불꽃 같은 정열이 아직 살아있을 것 같은 얼굴이 거울에 있는가 하는 자문을 하면서...스쿼시하며 소리지르던 내 모습을 스스스로가 그리워하는 것을 보면 내가 늙어가고 있나보다. 무척이나 성가대에서 함께 소리를 모으던 시절이 그리워진다. 온몸으로 소리를 내던 시절이 왜 아득히 느껴지는 것일까.

아냐,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를 할 때이다. 불꽃 같은 정열이 그림으로 표출되었지만, 이베이 옥션에서 구입할 수 있을 것 같은 대중적인(?) 꽃그림이 나왔다. ㅎㅎㅎ 그러나 만족스럽다.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소망한다.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