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December 13, 2008

Break

아트 히스토리 시험을 끝내고, 그 동안 열심히 했던 스스로의 노고로움에 대한 보상으로 냉큼 집으로 돌아와 김치에 밥묵고 제목도 잘 모르는 만화 영화를 보았다. 서양 미술사 마지막 시험에 절대 폼내고 빨리 나오지 말자고 다짐하기 까지 했는데, 의도할 여지도 없이 난 마지막 순간까지 남아 있는 몇 안되는 학생의 한명이 되고야 말았다.ㅎㅎㅎ

생각지도 않게 객관식 문제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했나 보다.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지도를 잘못 봐서 그것을 수정하는 가운데 오엠알 카드를 몇번이나 검토해야 했던 것이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고, 그리고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단어의 정의가 헷갈렸던 것은 옥의 티로 그 황당함을 잊을 수가 없다. ㅎㅎㅎ역시나 에세이 문제는 샘 맘이었다, 아니 내가 공부를 멋대로 열심히 했나? 수업 시간에 드러내놓고 비교했던 '데비드' 대신에 보디첼리의 비너스와 타이탄의 비너스, 마사치오의 아담과 이브와 듀러의 아담과 이브, 그리고 버진 마리와 아즈텍의 여신상을 비교하라고 하였다.

막 생각나는 대로 무겁게 쓰고 나오면서 문을 닫고 선선한 겨울바람의 차가운 공기가 때늦은 답들을 일깨워 주었다. 그때서야 아, 그렇게 할 걸! 그러면 뭐하랴! 난 문을 닫고 나와버렸는데......아쉬움으로 찬바람을 가리며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밥 든든히 먹고, 우빈이와 함께 멍멍이 만화영화를 보았다. 그런대로 괜찮았다. 나의 서바이벌 영어로도 만화영화 내용이 이해 가능했다는 것에 만족한다. ㅎㅎㅎ

그리고 토요일 아침, 시험공부와 미술숙제가 없는 한가한 토요일 아침아닌가! 그러나 난 이불속의 따뜻함에 머무는 대신 서둘러 학교에 가서 오전내내 프레임 작업을 하였다. 그동안 만들어 놓았던 프린팅에 옷을 입혔던 것이다. 세일 때 사놓은 프레임에 그림을 넣는 단순한 일인대도 점심 때가 되서야 일단락 할 수 있었다. 다시 프레임에 행거를 거는 작업과 군대간다는 '승우'와의 저녁식사를 생각하니 바쁘기 그지 없는 시간들을 여전히 보냈다싶다.

김치 겉저리에 고추장 불고기를 해서 간만에 저녁다운 저녁을 먹었나보다. 세슬 동기인 승우와 민호씨와 밥을 먹으니 정답기 그지 없고......내 몸 조금 피곤하여 모두가 즐거우니 나도 하루의 고단함 뒤로 하고 즐겁다. 시험이 끝났다. 하지만 이번 브레이크 동안 페인팅 시리즈 구상도 해야 할 것 같고 그에 따른 튼튼하고 멋진 캠버스도 만들어야 하고, 랜드스케이핑 공부도 해야 하고......집청소도 하고 집안일에 신경을 우선 써야 한다. 각종 병원과 보험......새해가 시작되지 않는가 말이다!

진정 브레이크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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