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y 09, 2011

잔디를 깍다

괜시리 마음이 처지는 느낌이 들어 밥묵고 잔디를 깍았다. 작은 아드님과 함께 잔디 깍는 기계를 밀고 다녔더니 두시간 반만에 일을 완수했다. 물론 프로들이 한 것처럼은 못했지만서도.

퍼스트 리뷰를 하고나서 평가지를 받는 모양이다. 평가지에 박혀 있는 숫자들은 무엇을 뜻하는가! 빈약한 숫자들과 지난 리뷰그림들을 동시에 인터넷에 올리고 싶었지만 원래 내가 좀 그러려니 하면서 그냥 무시하기로 한다. 지난 이월말에 그림을 몇점 걸으라고 해서 많이(?) 걸었더니, 열심히 했다고 칭찬하긴 커녕 잘해보겠다는 사람 기를 팍팍 밟는 꼬라지란...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ㅎㅎㅎ 영어장애가 있는 부족한 나를 안고 가는 것에 대한 감사가 넘쳐야 하는데 아마도 내가 삶에 대한 감사를 하지 않는 것인지 인내력이 없는 것인지...실력이 없으니 감수하라는 것인지...나를 시험하시는 것인가요? 성숙하라고? 이제 성숙이 아니라 노숙인디요. 흰머리가 팍팍 잔주름이 주글주글 마음까지 주글주글! 팽팽하고도 빨간 열정이 이런 시련(?)에도 견뎌내야 하나니...ㅎㅎㅎ 무슨 빈약한 숫자?

위대하고도 경험많은 님들의 비평을 잘들으라해서 안되는 영어 입밖으로 튀어나올려고 하는 것 꾹 참고 인내하며 들었더니, 크리티크에 대한 태도에 무슨 점수? 내 영어실력에 대한 점수를 줬다는 것인지? 내가 넘 간단히 응대를 했을까? 퍼스트 리뷰라는 것이 당하고 보니 알 것 같다. 미리 앞선 선배님들에게 정보를 들었어야 했다.ㅎㅎㅎ 그래서 리뷰전 사전 리허설을 하고 그러는 것이구먼... 하긴 난 리뷰라서 여러 크리티크를 창의적으로다가 적극적으로다가 듣고 도움을 받고자 걸작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이슈가 될 만한 작품을 걸었더니...

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야 하는 숫자들이지만, 마음 좀시럽게 상처를 받는다. 괜한 평가지의 질문에 화가 치밀기도 한다. 정보부족으로 당한 것인가 아니면 내가 좀 재능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인가. 재능이 없으면 열심히 하는 것 기본 아닌가! 그나마 많은 작품을 만들지 않았더라면 쫓겨날 뻔 했다.ㅎㅎㅎ

이것이 내가 존재하는 방법인가 보다. 깃털보다 가벼운 나의 존재감 그리고 실제로 무지 무거운 몸 무게감!
괜한 평가지에 기분 잡쳐서 밥 많이 먹었다. 정말 기분 같아선! 이쁜 내가 참는다. 언젠가 내가 받은 평가지를 올릴 날이 올 것이다. 두고 보잔 사람 하나도 무섭지 않다고 했는디...할 수 없다. 이런저런 심란한 생각이 드는 것이 불쌍해서 잔디를 깍았다. 몸을 움직여 머리속에 쓰레기처럼 뒤죽박죽 쌓이는 것들을 통과시켜 없애버려야 한다. 담고 있으면 냄시나잖아! 잔디를 깍았다. 그리고 나의 숫자들을 용서한다! 감사가 넘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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