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February 27, 2015

Night Garden

A Flower in February, Mixed Media,  40x40 inches, 2013

밤의 정원 (Night Garden)
서은순 (Soony Eunsoon Seo)
밤의 정원’ (Night Garden), 이 시리즈는 스튜디오 안에서 마주한 확실하지 않은, 또는 정해지지 않은 나다운 예술적 표현이란 씨앗을 품고, 그 알 수 없는 여정을 따라 일어난 뿌리 내림과 일어섬 그리고 더하고 빼는 실험적인 과정 속에, 깊숙이 화석처럼 새겨진 내면의 풍경화를 이끌어 내는데 본인의 의도가 있는 시리즈다. 그것은 나를 나답게 만들었던 기억들과 미처 깨닫지 못한 마음 깊숙한 저변에 내재한 추상적인 풍경화이기도 하다. 오래되고 남루한 빈 들 같은 혹은 아름다운 꽃 같은 기억을 꺼내어 보는 것은 내가 현재 당면한 예술이라 불리는 그것을 이해하는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튜디오 안에서 벌어지는 그 불확실한 과정 속에 벌어지는 표면적인 행위를 벗어나, 그 것은 삶 속에 각인된 혹은 덧칠해진 기억과 그 것에서 자유 할 수 없는 예술이라는 공간 속으로 들어 가는 것이기도 하다. ‘밤의 정원이란 시리즈는 찰나적이고도 순간적으로 드러낸 깊은 내면의 무의식적인 풍경화가 자란 정원이기도 하다.

작품을 꾸려온 스튜디오에서, 몇 년 동안 찢어지고 망가진 캔버스 조각들을 버리지 못하고 귀퉁이에 모아두곤 했었다. 스튜디오 구석에 박힌 하찮고도 쓸모 없는 캔버스 조각들이 내 정원에 어느 날 거부할 수 없는 희망으로 덧대어진 그 순간을 기억한다. 그것은 내 지치고도 피곤한 마음을 감싸고 덧댈, 더할 나위 없는 재료들이 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져버리지 않음으로 실행 되어질 수 있었다. 전통적이고, 편리하고, 잘생긴, 그리고 상처 없는 온전한 캔버스를 사용하지 않고 쓰레기처럼 남겨진 자투리 캔버스 천들을 덧대어 봄으로, 그 알 수 없는 내 정원의 풍경을 보고 싶었다. 그 실험정신은 나의 어린 시절 기억 속에 자리한 할머니와 엄마의 오래된 기억과도 연결된 것이기도 하다. 기억 속의 나의 할머니와 엄마는 물질이 풍부하지 못한 삶 속에 물건들을 아끼고 때로는 덧대고, 재활용하면서 살았다. 한옥 종이 문에 구멍이 나면 어여쁜 꽃과 나뭇잎을 덧대며 그 연약한 삶의 부분을 어여쁘고도 견고히 꾸려나간 그 모습을 나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내면의 무의식적이고도 자연발생적인 풍경화를 끌어내기 위해 남겨진 기억과 남겨진 캔버스 조각들을, 그리고 추억의 장식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레이스를 융합하였다. 덧대어진 레이스라는 재료는 엄마와 할머니의 문에서 비롯된 낭만적이고 원형적인 꽃의 패턴으로, 나의 무의식적이고 잠재된 깊은 내면의 모양으로 그것은 본질적이고도 꿈같은 혹은 만져질 수 있을 것 같은 내 정원의 재질감으로 왔다; 이런 만져질 것 같은, 기억의 두드러진 만져짐을 위해 제한된 색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자투리 캔버스 천 조각들은 모여서 내 정원의 배경바탕을 만들었으며, 그 과정 속에 드러난 거칠고도 메마른 질감은 자연 발생적이었으며, 그 것들 또한 자연발생적인 잔뿌리로 견고히 뿌리를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정원의 토양을 만들고,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고, 꽃을 피우는 내면의 순간적이고도 찰나적인 내면의 풍경그림에 도달하게 되었다. 내 정원에 아직도 달이 꽃처럼 차오르고 사라진다

Here, We are~

Night Waves, Mixed Media, 40x40 inches, 2013


Bella Luna, Jason Mraz

제이슨,  넌 누구냐?


고독한 것과 후회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고통스럽겠냐고?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고 사는 것이 더 고통스럽다고 하였는데, 후회하지 않는 삶이 어디 있으랴.

젊은 아들이 자신의 삶은 한 곳에 뿌리를 내리는 식물성이 되지 않을 거라며, 동물처럼 꿈틀 거리며  살겠노라고 하였을 때, 난 무엇을 염려하였는가?

......

The Ways of Lingering

The Ways of Lingering, Oil on Canvas, 2012

'이월의 햇살'의 의미가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주어진 질문을 안고 대문밖으로 나갔다 왔다. 집앞에 시냇물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에 갑자기 그토록 감사하던지. 고드름이 그늘진 곳에 길게 늘어져 있는 아직 쌀쌀한 시간에도 봄은 남쪽으로 오고 있을 것이다.

이름모를 하얀 새가 오늘도 어김없이 천가에 우두커니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 신년 인사 엽서카드에서 걸어 나왔을 것 같은 하얀 새가 내 앞에 서있다. 찰칵 소리를 내면 커다란 날개를 펴서 날아가겠지. 흰색 두루미인가?

제이슨머레?, Jason Mraz가 귓가에 노래를 속삭이는 오늘의 광합성은 즐거웠지싶다.  간만에 가슴이 뛰는, 그런 기분에 다다른 날이었다.  참고로 난 부정맥이 아니다. 지난 밤 술한잔에 후회만 남은 늦은 아침을 맞이하긴 했지만, 지난 날의 작품도 정리하고 이력서도 챙겨보고 주어진 혼자만의 시간을 뿌듯하게 보낸 그런 기분을 맛보았다.

하루가 기울어 버린 네모난 풍경속에 노란 불들이 켜지는 이곳에 이제 잔뿌리를 뻗을 때가 된 것이지!  엘리베이터에 붙어있던 작은 글씨가 크게 속삭였다.  꿈을 포기한 자가 늙은 자라고.

그래, 오늘은 광합성을 하며 붉게 피어 올릴 꽃 생각을 하였지 싶다.  현실로 돌아온 난 종이를 자를 칼과 자를 찾느라 허둥되었고...그동안 머물렀던 그곳의 작업실이 생각이 났다. 종이 하나도 제대로 자를 수 없는 지금의 게으른 현실을  마주한 것이다.  도마를 놓고 결국 종이를 재단하긴 했지만서도.

Wednesday, February 25, 2015

go your own way

Moon Fall, Mixed on Canvas, 40x40 inches, 2013
https://www.youtube.com/watch?v=XdIw6tEjyEg
details in the fabric, Jason Mraz

'아짐마'란 소리를 들었다. 아~ 왜 그동안 이 호칭을 못들었지? 깜짝 놀란 가슴이 약간은 시렸다. '어르신'이란 말을 듣지 않은 것을 아직 감사해야 하나? 엘리베에터를 타고 땅으로 내려가다가 나이드신 님들을 통틀어 언급한 숫자에 내가 포함된다는 것을 보고 말았다. 내가 벌써?

'보이 후드'란 영화속에서 주름지고 펑퍼짐한 아짐이 말했지.
 "I just thought there would be more" 

살아간다는 것이 그렇다. 아니 벌써? 

Tuesday, February 24, 2015

from Columbia

-Fernando Botero

 붉은 부츠 신은 오리들이 물속으로 고개를 쳐박고 먹이를 찾는 그림위로 태양이 빛나고 있다. 황사방지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외출할 수 있는 이 시간에 광합성을 서둘러야 한다. 봄으로 사라질 갈대들이 솜처럼 껍데기를 바람에 흔들리고, 회색 융단빛으로 빛나는 버들강아지 그림자를 냇가에 드리울 때 나도 바람과 햇살을 맞으러 가야 하는 것이다.

자~ 옷입고 밖으로 나가자고 봄이 오고 있응게!

Stay Strange, Stay Different


Still There, Mixed on Canvas, 36x48 inches, 2012

  La petite fille de la mer, Vangelis, at Stranger than Fiction

아침 커피를 마시다가 우연히 듣게 된 멜로디가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 아카데미 수상식장에서 어느님이 말한 짧은 어록을  제목으로 달아 보았다.  예술을 한다는 것은 삶을 이야기 하는 것일 것이고 문제는 어떻게 새롭게, 독창적으로  풀어 나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지금도 내 정원에 꽃은 피고 지고 있는가?  

Monday, February 23, 2015

Soony's Feburary

Winter Pink, Mixed on Canvas, 40x40 inches, 2013

2월의 일본을 다녀와서 거실에 걸려있는 내 작품이 달라 보였다.  겨울속에 찬바람을 견디며 붉은 기운 내밀어 올린 매화나무 아래서 난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 넘 거창? ㅁㅁㅁ

좁은 스튜디오안에서 가슴뛰며 내질렀던 그 때 그 순간은 분명 내 붉은 열정을 들어 올리던 순간이었지. 

봄으로 피어난 매화나무 아래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일본의 2월은 유난히 날씨가 따뜻해 희고도 붉고 또는 노란 그림같은 매화꽃을 볼 수 있게 하였나 보다. 

Sunday, February 22, 2015

in Japan

집으로 돌아와 여행후기를 쓰지 않는다면, 어쩌면 그것은 집떠난 여행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되어 몇자 적어 놓는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기록하다 보니 비싼 카메라로 공들인 그런 고급진 맛은 나지 않는다. 간편하게 눌러 놓은 기억들을 들여다 보자니, 역시 남는 것은 사진이란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돌아오자 마자 해야할 일들을 하다보면 어느새 한업이 누리고 싶은  기쁨과 감격이 너무나 짧게 사라질 것을 알기에 사진으로 남길 수 있어 다행이다 싶다.

유니클로, 긴자거리에서
대형의  '유니클로'가 긴자거리에 있다기에 들러 보았다. 가방을 둘러맨 허리가 통증을 느끼지 않았더라면 더 꼼꼼하게 보았을텐데...수많은 마네킹들이 거울과 함께 설치되어 있는 모습은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을 퍼지게 하였다. 와~ 이렇게!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가?


비오는 동경거리는 깨끗하였고, 특히나 긴자거리에서 나이든 님들이 운영하는  돈까스는 맛있었다고 인정하고 싶다. 주로 식당의 규모는 크지 않았으며, 테이블이 몇개 되어 보이지 않았다. 다. 경험 많아 보이는 나이든 님들이 식당을 운영하며 서빙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지 싶다. 그리고 음식은 간단하였다. 돈까스와 양배추 샐러드 그리고 미소국. 무엇을 기대하였단 말인가! 국수, 튀김, 스시, 밥, 그리고 적은 양의 장아찌. 호텔 부페에서 야채 샐러드를 섭취하지 않았다면 큰 일이다 싶을 정도여서 일반 사람들은 무얼 먹고 사는 지 궁금하기도 했다. 늘상 나오는 녹차는 우리와 확실히 달랐지 싶다.

-백화점(?) 식품점에서
미쯔고시 백화점인가? 고급진 백화점은 그냥 구경만 쓱하다가 지하 1층 식품관에서 아기자기한 먹거리를 보았다. 달콤할 것 같은 그것들을 사진에만 담고 그들의 스시를 먹었다.  비오는 날이어서 그런지 저녁으로 먹은 스시는 기대이상은 아니었지 싶다. 부드럽고 매끈한 달걀찜들은 그리도 잘만드는 것이지? 무슨 짓을 한것일까?


-긴자 길거리에서

호텔방에서 옥사이드 레드와 골드색을 이용한 자그마한그림앞에서 그곳에 두고온 나의 애용했던 유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캔버스에 밑칠로 사용되된 제소들을 생각했다. 아니 이럴 수가! 머물렀던 호텔엔 나의 작품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이미지들이 걸려 있었다. 대나무와 선을 이용한 어느 작가님의 작품인 것 같은데...설마? 이 순간 나를 의심해야 하나? 이 호텔 인테리어는 언제 한것이지?
-미쯔이 가든호텔 로비에서
생각의 유사함이라고 해야할까? 먼저 예술을 시작한 님들이 그 순간에 진직 이르렀단 말인가! 그 누군가가 이미 시작하고 고민하고 표현해 버린 것을 바라본 그 순간에 내가 스스로 물어야 될 것은 내것은 어찌 저것과 다르단 말인가? 일찍 서구 문명을 받아 들인 일본의 예술가들은 그들의 것을 나타내기 위해 훨씬 더 먼저 고민하고 그들만의 것을 독특하게 만들었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간단하고 작고 적게 그리고 고급지게. 호텔 로비에 걸려있던 작품들은 내게는 상당한 도전이었지 싶다.


새벽 일찍 가야할 스키지 어시장(Tsu KiJi Market)은 정보부족으로 볼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서둘러 갔는데 일찍이란 단어를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해서 비롯된 일이기도 하다. 일찍이란 새벽 5시쯤? 텅빈 시장엔 스트로폴 박스와 판자대기만 기다리고 있었지 싶다.  스치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관광업에 관련된 사람들이 그나마 영어를 사용하는 것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어를 한자도 구별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정말 용강무식하게 여행을 가지 않았나 싶다.  소통할 수 없다는 것! 어느 영화의 이름이 생각나던 그 답답함! 주요 관광지 알림판에 영어, 중국어, 한글이 쓰여 있긴 하였다.
-스키지 어시장에서


동경안에 위치한 '브릿지 스톤' 미술관에 갔던 순간은 화가로서 설레는 마음을 갖게 한 발걸음이기도 하였다. 미국의 유명한 미술관 만큼은 아니었지만, 여행지에서 만나게 된 걸작들은 큰 기쁨이 되어 여행에 대한 기쁨을 더하기도 하였다.
-브릿지 스톤 미술관 입구에서


발바닥도 아프고 허리도 무겁고 해서 '오오에도 온천'으로  JR기차를 타고 갔다.
JR에서

오오에도 온천장 안에서

 이틀 동안 우산을 들고 다니자니 피곤하기도 해서 선택한 온천여행은 좋은 선택이었다. 일본 전통 옷( 유카타)으로 갈아 입고 먹거리와  아기 자기한 볼거리를 즐기고 뜨끈한 온천 물에 몸을 풀고 이런 호사가 어디 있단 말인가! 반찬 없는 소바와 튀김을 먹자니 양많은 칼국수와 맛깔나는 김치가 어찌나 생각이 나든지...무슨 튀김하고 국수하고...반찬이 없어요! 여러가지 반찬 많은 울 한식 밥상이 최고다 싶었다. 참고로 반찬 더 주라고 했더니 친절한 일본 아짐은 손을 들어 엑스로 대답했다.


사람 많은 기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우산을 잃어버렸다. 정직한 일본인은 주인없는 물건에 손을 대지 않는다고 한다. 우산 찾으러 가기엔 오고 갈길이 너무 멀어 우산 하나 헌사하기로 하였다.

 신주쿠 밤거리는 긴자거리와 달리 젊은 사람들이 많았고 밤유흥업소도 다 있었지 싶다. 놀기 좋은 동네라고 해야할까? 만화에 나올 것 같은 어린 소녀들이 짧은 치마를 입고 일어를 쏟아내는 장면은 왠지 일본영화 한장면 속에 내가 서있는 그런 기분을 받았다.

-신주쿠 밤거리에서


일본철도를 타고 사원이 많아 아름답다는  '카마쿠라'로 향했다. 만화 '슬럼덩크'의 배경이 되었다는 작은 도시에 도착해 기차역에 짐을 맡기고 단정하고 깔끔한 하찌망고사원에 갔다. 우리와 다른 일본의 절! 색감이 완전 달랐고, 금색이 여기저기 칠해져 있었으며, 정원은 일본식으로 단아하고 짧고 기교적이었다. 굽이진 매화와 동백나무 그리고 섬에만 있을 것같은 이색적인 나무들. 곳곳에 생각이 깃들인 디자인과 노력이 벗어난 것이 없었지 싶다. 숨이 막힐 것 같은 통제된 아름다움과  일본만의 조화로운 파스텔 회색과 자태! 그래서 일본을 좋아하는 것이구나! 타인의 몰입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

-하찌망고 사원의 처마 그리고 비둘기
-소원을 빈다는 것
-붉은 색의 의미?


코토쿠인 큰불상을 보러 갔다. 국보인 아미타 여래 좌상이 있다기에 얼마나 큰 것인지?
-큰 불상 앞에서 까불까불

일본 친구님이 동행했던 흐꼬꾸지사(?)의 대나무 정원과 매화...풍경이 아무리 아름답다 하여도 사람만 하겠는가! 좋은 일본 친구님과 이쁜 따님과의 저녁 식사는 제 3의 언어로 소통하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 무엇보다 즐거운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금붕어가 놀던 하늘

  
슬럼덩크의 배경이 되었다는 에노시마섬에 유명한 기차(오에덴) 를 타고 갔다. 에노시마 동굴에 가서 아기자기한 용도 보고...북도 치고...멸치넣은 국수도 먹고...이번 여행의 가장 어려웠던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그곳 현금을 다 사용하여 현금인출을 시도했으나 매번 실패하여 황당하고도 당황스러운 국면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결국 신용카드를 직접 역원에게 주어 동경으로 돌아가는 표를 끊고 나서 배우게 된 사실은 7뱅크가 운영하는 에티엠에서만 외국인이 그곳의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는 것을!

-오에덴 기차가 오다

-이런 구여운 짓을

-에노시마의 바다
-뱅어덮밥을 보며
몸에 좋다는 뱅어들이 뱅어포만 남기고 다들 일본으로 갔나보다. 

우리나라에 더 좋은 것이 많아 이제 일본 물건을 사가지고 가는 일 없이 편안히 온천이나 즐기고 간다는 여행하는 어르신님들의 이야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일본에서 사야할 것들을 찾아 쇼핑하는 즐거움도 맛보아 보았다. 초코렛이 다 초고렛이었나? 면세점에서 그 유명한 초코렛은, 냉장고에 있던 그 고급진, 절판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일본 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한 용품중의 하나를 반품하고 교체하는 과정속에 겪게 된 못된 일본 젋은 녀는  일본의 좋은 인상을 구겨지게 만든 것은 안타까운 순간이었지 싶다. 좋은 여행을 그 못된 심술녀로 마무리 짖고 싶지 않았지만 벌어진 일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긴다는 민족성은 장사엔 예외인 모양이다. 환불을 요구한 경우도 아니고 사이즈가 맞지 않으니 교체를 원하는 중년의 이방 어른에게 보였던 태도는 성실한 종업원의 적극적인 자세라고 여기기엔 불쾌하기 그지 없었다.  나이 어린 젊은 일본 처자가  두 눈 부릅뜨고 제압적인 자세로  짧은 영어로 감정을 드러내던 그 순간! 끔찍하다!!  밑바닥에서 치솟던 거창한 분노를 어찌?   다음에 또 가고 싶은 마음에 소금을 뿌리는 그녀를 보면서 울 나라는 잘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2월의 매화

매화가 피어나는 시간의 일본은 아름다웠지 싶다. 몰론 사쿠라가 피는 4월도 좋겠지만 말이다. 아기자기하게 깨끗하고 깔끔하게 정리정돈 잘하는 풍경은 손큰 내가 상대적으로 다듬어지지 않는 소탈함을 생각하게 하기도 하였다. 가게앞에 작은 꽃들을 놓았던 그들의 아름다운 배려와 창문이 없는 베란다에 빨래를 말리는 풍경 또한 잊지 않고 기억하고 싶기도 하다. 무엇인가 아직 구멍이 있어 보이는 울 나라가 아직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희망을 품어 보기도 한다. 자연과 더불어 서있던 사원들과 정원 깨끗한 도시풍경 그리고 적게 먹는 그들의 현명함으로 마무리를 하기로 한다.

Monday, February 16, 2015

Song-A

https://www.youtube.com/watch?v=jRaUdcojHaI
당신이 누구시길래, 송창식

'송창식' 멋진 님이 동시대에 살고 있다니! 아득한 시간전 미사리 그의 라이브 카페에 들린 적이 있었다. 수수하고 소탈한 님! 내실이 강한 님의 겉은 부드럽지만 힘찼던 그는 지금도 미소지으며 자유롭게 강하다. 신문에서의 인터뷰 기사에서 시련과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를  스스로 교육시키며, 진화하며, 구축했다는 내용은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Sunday, February 15, 2015

Face

The Ways of Lingering, Oil on Canvas, 30x30 inches, 2012
                                                                                       
비오는 월요일 빨간 우산을 들고 마을버스를 타고 통증을 다스리는 곳에 다녀왔다. 게으르고 방심한 무거움에서 비롯된 통증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덕분에 마을 버스와 친해질 수 있게 된 것은 이곳에 적응하는 좋은 기회가 된 것을 인정하고 싶다. 대중교통이 발달된 이곳의 편리함을 맛본 난 그곳의 마을버스가 없어 불편했던 것을 떠올리게 되었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서인지 생각외로 울렁거리는 멀미는 느낄 수 없어 다행이기도 하였다. 환자가 없다는 비오는 월요일이라 신속한 치료를 받았다. 의사샘과 인간적이고도 따스한 15분의 대화는 포기하고 그냥 치료를 받았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고...

상냥하게 나이든 사람의 얼굴을 보았다. 웃음기 어린 친절한 여인의 얼굴은 나이들었으나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의 얼굴은 어찌 되어가고 있나?

'망치'를 꺼내어 게으른 생각과 무거운 생각을 부셔야될까? 스스로 만든 벽들을 깨부수고 신선한 얼굴로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망치가 필요해.

그렇고 그런사이, 달이 차오른다, 장기하

Saturday, February 14, 2015

Too Much

Let it go, Mono printing, 12x14 incehs, 2011

얼떨결에 병원엘 다녀왔다. 환자에게 갑질을 하는 것인지 원래 성질이 그런 분이신지 아니면  지배적이고도 강압적인 의사의 견해에 대한 환자들의 태도 분석한 논문을 쓰는 것인지??? 이런저런 의문이 불쾌하게 올라오는 의사 샘 한분을 아파서  만나게 되었다. 순간 친절하고도 소박했던 그곳의 의사샘들이 스치고 지나갔다.

나이와 연륜을 고려해 볼 때, 아마도 숱한 무분별한 정보에 익숙한 똑똑하고도 무지한 환자들을 계몽하는 차원으로다가...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며 그 난감하고도 황당한 순간을 승화시켜 본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으니 말이다.

효과가 있었던지 들어가는 음식에 대한 고려를 하게 되었지 싶다. 음식을 줄이는 것이 지금으로는 최선인 처방! 얼마나 잔인하고 혹독한 처방인가!!!

너무 많은 음식을 먹고 살았단 말인가!!!!

너무 많은 생각으로 작품을 시도했던 순간이 떠오른다. 그때 그랬었지...작품을 하지 않는 지금의 나로서는 그때의 미칠 것 같은 그 순간이 없어 평안하기도 하면서도.

몸과 마음에 덧붙여진 쓸데없는 것들을 제거해야 혀! 쓰레기통 어딨지?


Wednesday, February 11, 2015

One day of Spring

One day of Spring, Mono printing, 12 x 14 inches(?), 2011
피곤함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본 사람은 오늘 아침 흐린 창가로 보이는 해맑은 햇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방황하고도 혼돈하는 마음속에  세상을 보는 그 긍정적인 번쩍뜨임은 몸과 마음을 요동치게하는 후폭풍이라고 하는 것을 절대 잊지않는다.

아직 무겁고 칙칙한 우울감을 벗어나지 못한 자신을 위해 3.3.3를 해볼까 한다.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던 일, 이쁘다고 칭찬 받은 일, 그리고 아직 스스로 괜찮다고 자존심  을 회복한 일이 어제 내가 즐겁고 기뻤던 3가지 일이다. 잘한 일은? 택시 타지 않고 버스 타고 시내 나간 일, 귀찮지만 집밖으로 나간 일,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알던 일. 그렇다면 타인을 위해 잘한 일은?  가족을 위해  긍정의 힘을 보여준 일, 서방님을 위해 저녁을 차려 준 일, 그리고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 잘한 일.

"꿈틀꿈틀 움직여서 여기 저기로 오는 봄을 누릴 각오가 되어 있는 나는 아직 살아있네~"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최면을 걸어본다.

Monday, February 09, 2015

3.3.3

머리를 제대로 다듬지도 않고 모자를 쿡 눌러쓰고 집밖으로 나갔다. 누군가를 신경쓰지 않고 아무렇게나 다니는 것 또한 내가 나이들고도 우울하다는 표시일까? 자신감 과도하게 넘치는 것으로 보여진다면 천만다행이겠지만서도.

무거운 우울감을 이겨내기 위해 즐거운 세가지를 떠올리자면? 오래묵은 친구와 수다 떨었던 일, 낯선 이들에게 그냥 다가가 친한 척 막 이야기 던진 것, 그리고 나 보다 나이든 님을 위해 내 지갑을 연 일. 고마웠던 세가지는? 베란다에 있는 시크라맨이 아직 시들지 않았던 일, 오랜 만에 전화걸어 우정 투정을 하여도 그냥 받아주는 무심한 친구가 있다는 것, 전화를 걸면 그래도 바로 응대하는 친구가 아직 남아있다는 점. 재능을 발휘하였는지? ㅋㅋㅋ 산보 하다가 흰 두루미(?)를 사진찍을 수 있었던 점, 타고난 큰 목소리가 능력있어(?) 보인 점, 친구를 기쁘게 만들 수 있는 소통능력을 칭찬받은 점.

미세먼지 자욱한 날임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산보를 다녀왔다. 졸졸졸 2월의 시냇물이 흐르고, 머리가 초록인 청둥오리도 보고, 주황색 장화신은 오리도 보고 하면서 몸과 마음을 움직이고 들어왔다.

움직여야 혀!
https://www.youtube.com/watch?v=EkHTsc9PU2A
 I'm Yours, Jason Mraz

Sunday, February 08, 2015

Evergreen

Born to be Wild, Mix Media on Canvas, 2013
 Born to be wild, Steppenwolf

시끄러운 월요일이다, 이웃에서 집을 고치나? 드릴 소리와 망치소리가 고요한 월요일을 부산하게 만든다. 따스한 남쪽엔 동백이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을 시작했다지만, 봄으로 가는 이곳의 시간은 얼음으로 굳어져 춥기만 하다.

젊음이 출렁거리는 '홍대거리'를 다녀왔다. 내게도 20대가 있었지 싶다. 비록 그 푸르르고 싱싱한 젊은 시간을 행복하게 보낸 것 같지 않아서 그들의 시간이 더욱 부러웠지 싶다. 키타를 치며 드럼을 두드리며 한껏 가슴속의 열정을 즐기는 그들이 아름다웠지 싶다.

그래, 내게도 20대가 있었지...

대단하지 않았지만 끼가 충만한 그 시간 말야!

시간이 흘러 젊은 자식들의 시간을 보는 이 즈음에 내가 감사하며 누려야 할 것은 무엇일까?

'청춘'
-사무엘 울만

청춘이란 인생의 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장미의 용모, 붉은 입술, 나긋나긋한 손발이 아니라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정열을 가리킨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의 청신함을 말한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선호하는 마음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도 70세 인간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살을 늘려가지만
열정을 잃으면 마음이 시든다.
고뇌, 공포, 실망에 의해서 기력은 땅을 기고
정신은 먼지가 된다.

70세든 16세든 인간의 가슴에는
경의에 이끌리는 마음,
어린애와 같은 미지에 대한 탐구심,
인생에 대한 흥미와 환희가 있다.
그대에게도 나에게도 눈에 보이지 않는 우체국이 있다.
인간과 하느님으로부터 아름다움, 희망, 기쁨,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그대는 젊다.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아이러니의 눈에 덮이고,
비탄의 얼음에 갇혀질 때
20세라도 인간은 늙는다.
머리를 높이 치켜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80세라도 인간은 청춘으로 남는다.

출처: 청춘 (사무엘 울만 지음, 정성호 옮김, 젊은 나무)

Thursday, February 05, 2015

Shut Up

Something Like Happiness (40/1), Mono Printing, 2011

바깥 풍경이 보이는 우리집 창문이 뿌연것은 아닐까? 햇살의 기운이 동쪽으로 부터 오는 네모난 아침의 풍경은 색 바랜 회색빛이다. 마음은 넓다란 유리창을 맑게 닦고 싶지만 오래묵은 몸둥아리가 앓는 소리를 내며 그저 주저앉는 소리를 낸다.

주황색 당근과 사과 그리고 야구르트를 갈아 마신 아침은 길다. 잃어버린 아침이 찾아온 뿌듯함은 허리의 통증을 감내해야 하는 그림자를 안고 있지만서도 마음의 눈이 밝아지는 느낌이다.

문화충격이라고 해야할까!

돌아온 나는 '적응'이라는 단어에 흔들린다. 낯선 이방의 땅엔 여행자의 눈이 있었다면, 돌아온 이곳은 행복한 사람들이 모두 어디론가 사라진 무표정한 사막을 바라보는, 깔끌거리는 너무나 현실적인 눈을 갖게 된다.  갑작스레 주름지고 나약한 시간을 준비해야 하는,  삶의 칙칙한 무게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의 단면이기도 하다.

무겁고 버거운 부정적인 소리 집어치우고 살자니 할 말이 없다. 아마도 난 자발적 우울감 충만한 사람중의 하나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기로 한다. 그래야 살아갈 수 있으니 말이다.

행복한 사람 '이왈종'님의 그림을 담아본다. 행복감이 전염되나 보려고...
그래, 행복은 어설프고 서투른 과정속에 숨어 있을겨! 산다는 것이 뭐 대단한 것이라고?

-이왈종

Wednesday, February 04, 2015

Rooting to the Stone


Rooting to the Stone, Mix Media on Canvas, 40 x 40 inches, 2013

2월은 차디찬 긴 겨울을 딛고 일어나는 시간이다.  눈이 부신 푸르름이 없지만 봄을 열기위해 통과해야 하는 시간이기에 2월은 강인하다.

빨래가 건조대에 누워 수분을 말리고, 무우 말랭이가 햇빛에 일광욕을 하고, 그리고 나의 친구 '시크라맨'이 꽃잎을 피고 지며 나의 베란다는 봄으로 가고 있다.

단절된 그곳과 낯선 이곳에 연결고리를 찾고자 했던 지난 밤은 가슴이 뛰었다. 덕분에 잠을 이루지 못해 신선한 아침을 맞이하는 기쁨을 맛보지 못한 댓가를 치루어야 했다.  어떤 조직이 없는, 작품 활동이 더 이상 없는 그런 상태로 있어서는 이곳에 적응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스스로 갇힌 방안에서 벗어나야 한다. 2월에 태어난 사람으로서의 운명처럼.

게으르고 나약한 마음이 요동을 친다. "그냥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은데......"

그곳의 노란 수선화가 푸른 잎을 올리고 일어났을까?

긴 겨울을 함께한  이곳의 '시크라맨'을 위해 그림을 그려 기억줘야 하는데...

https://www.youtube.com/watch?v=4OqBAGjzNIs
Solveig's Song, Mirusia

Tuesday, February 03, 2015

Seeking for Smile

Within, Oil Painting on canvased board, 8 x 23 inches, 2013

커다란 책상을 들여놓으니 기분이 좋다. 바깥 풍경이 내려다 보이는 남쪽으로 책상을 놓았다.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신문을 보다가 '허허실실(虛虛實實)'이란 단어와 마주쳤다. 편안하게 보이는 어떤 님은 '되면 좋고 안 돼도 그만'이라며 욕심을 버리고 마음의 평화를 잡았던 것으로 보인다.

"조그마한 쓰레기통이 필요해!"

아무것도 놓여있지 않던 책상위에 벌써 물건들이 하나 둘씩 필요에 의해 더해지고 만다.

https://www.youtube.com/watch?v=Lx_KCEVlTCs
too proud to cry, Exile

Monday, February 02, 2015

Background of Monday

In the Glove Factory, Oil Painting on Board, 24x24 inches, 2011

거실에 걸려 있는 그림들을 몇점 바꾼 것이 흥분되었던 일이었던지 지난 밤은 잠들지 못했다. 새로운 작품을 만들지 않으며 지난 그림들을 바라보며 만족해 하는 것은 내가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한계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멈추고 나니 보이는 것은?
더 많은 실험을 시도해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욕심많은 사람처럼 남는다. 아직도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정리를 해버린 느낌이랄까. 수 많은 시행착오와 집요한 정열로 이루어진 작품들이 쓸모없음으로 자리잡는 너무나 '현실적인 부작용'으로 남는 것 말고는 내가 스스로 갇힌 나의 중년의 그림같은 공간은 그런대로 오늘도 평안하다.

하루종일 집안 일을 하였던 어제의 시간은 어떤 예술행위 없이도 어지러운 마음없는 중년의 여유로움이었다고 생각한다. 무우를 잘라 무우 말랭이를 만들고 깍뚜기와 갓김치도 만든 시간들은 '행복해지기로 마음 먹었던 하루'라서 행복했다.

Big Eyes

With your big eyes
And your big lies
With your big eyes
And your big lies

I saw you creeping around the garden
What are you hiding?
I beg your pardon don't tell me "nothing"
I used to think that I could trust you
I was your woman
You were my knight and shining companion
To my surprise my loves demise was his own greed and lullaby

With your big eyes, and your big lies
With your big eyes, and your big lies
I noticed you got hot in summer you had no comfort
Your shirt was cotton your face was sunburned
You paced around like you'd been waiting
Waiting for something
Your world was burning and I stood watching
As I looked on the flames grew high you watched me frown
I said "goodbye"

With your big eyes, and your big lies
With your big eyes, and your big lies

Is it me was I wrong to have trusted you
Did I see what I wanted, what wasn't true?
Was I wrong to go on like a little fool?
It's amazing what women love will do

With your big eyes
And your big lies
With your big eyes
And your big lies

Sunday, February 01, 2015

A flower is all you need


햇빛을 쏘이고 앉아있던 나이든 할머니의 모습이 주말의 잔영으로 남아있는 시간이다.  아직 내게 찾아갈 수 있는 오래묵은 나이든 집이 있다는 것이 어쩌면 축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다.

나이든다는 것은 굳어지는 일일 것이다.  젊은 생각이 콘크리트 같이 굳어진 몸둥아리를 파고 흘러 들어간다는 것은 세월의 퇴적물을 통과해야 하는 버거운 힘겨움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