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ugust 29, 2010

Sunday

잔디밭도 점점 아침 저녁의 선선한 바람탓인지 초록으로 돌아오고, 잊혀졌던 그림에 대한 감각도 덩달아 긴 뜨겁운 휴식을 끝내고 돌아오는 듯하다. 아직 스튜디오에서 작품을 시작하지 못했지만 집에 새로 마련한 방에서 나를 깨우는 그림도 몇점 시도하면서 그렇게 열매 맺을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바쁘고 피곤해서 과한 음식섭취를 하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인 운동을 규칙적으로 할 수 없는 점이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일명 연구조교라는 업무를 그림공부와 병행하면서, 영어로 된 글을 많이 읽고 글쓰기를 해야하는 박물관사 공부는 특히 내게는 부담이다. 하긴, 지금 이순간 그림보다는 영어 실력을 향상하는 것이 어쩌면 급선무인지도 모르겠다.오래전 대학시절 공부했던 한국 미술사와 미학과목에 대한 크레딧을 얻어 일년동안 필수과목인 미술사 과목을 공부하지 안한 탓으로 영어볼 일이 드물다 보니 나의 영어실력은 말이 정말 안된다.

예술학도로서 그림을 그릴 시간이 가장 우선인데, 그 우선순위가 자꾸만 해야만 할 일에 밀리지 않기위해 효율적인 시간관리를 해야 한다. 그러자면 주말에 그림을 집중해서 그릴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교회는 어찌 가남. 이 대목에서 난 믿음이 없는 사람이다. 일요일 오후의 몇시간을 내지 못하는 영적인 것에 게으른 사람이 되고 만다.

일요일이다. 교회를 갈 것인가 아니면 밀린 집안일을 할 것인가 아니면 하다만 그림을 그릴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Wednesday, August 25, 2010

Still There


Still There, Charcoal Drawing, 18x24 inches, 2009


작은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혼자서 조용히 집에 있기가 적막해서 라디오를 듣고 있자니, 푸른 잔디들이 아직 살아있다라는 영어가 들린다. 잔디밭에 대한 정보에 귀를 쫑긋하고 이어지는 영어를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다른 집 잔디밭은 푸른 색으로 복귀를 하는 것 같은데 나의 잔디밭은 아직 갈색인 부분이 많아 심란하던 터에 나의 근심 하나를 덜어주는 유익한 정보였다.

캔터키 불루 그라스라고 불리는 잔디가 많아서인것 같다는 나름대로 결론을 내렸다. 잡초같은 잔디가 많은 부분은 빨리 푸른 초록으로 돌아오는데 유난히 짙고 푸른색의 잔디들은 뜨거운 태양에 그만 약해서 색이 갈색으로 탈색되고 만 것 같다. 그래도 뿌리는 아직 살아있다는 소식에 '찬바람에 불면'이라는 소망을 갖게 된다.

아티스트 스테이트먼트를 오전중에 작성하면서 예술에 대한 열정의 뿌리가 아직 살아있나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다. 창의적인 예술작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하는 뿌리같은 열정을 나이탓과 부실한 영어탓으로 탈색되게 하지말아야 한다는 다짐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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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붓을 들었다. 팔레트의 물감들은 내 식은 열정처럼 굳어 있었다. 막막하지만 할 수 있는 것 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지난학기 시간이 없어 미처 완성하지 못한 이미지부터 그야말로 그냥 달라들어 붓칠을 하였다. 그동안 해놓은 작품들을 해본 사람이 아닌 양 감각은 무디어 자꾸만 한숨이 나왔다. 첫날이니 그러려니 하면서 부정적인 마음 꾹꾹 누르며 붓칠을 하였다.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냥 시작해 보는 것이다. 그리하여 네시간 동안의 자신과의 전투(?)를 끝내고나니 모처럼 오래전 경험했던 그 뿌듯한 피곤함이 몰려왔다. 그리하여 내 그림에 대한 숙제를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게 되었다. 이 네시간의 서성임이 오늘 하룻동안 내린 내 꿈을 향해 내린 잔뿌리이다. 그래 꿈꾸지 않기엔 아직 젊다!

Monday, August 23, 2010

Pushing Dream


Pushing Dream, Compress Charcoal, 18x24 inches, 2009

대학원 첫날의 느낌을 지난날의 드로잉에서 찾아 보았다. 여름동안 해놓지 못한 집안일을 하고보니 찜찜한 기분이 훨 나아지는 것 같다. 학교 첫날이지만 이불빨래까지 하면서 일종의 아티스트로 돌아가기 위한 밑작업을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오늘 오후엔 창고정리 그리고 둘째 아드님이 잔디깍는 것을 도와주어야 할 것 같다. 날이 더워서인지 잔디밭에 구멍파고 막 다니던 새앙쥐가 창고에 들어와 흔적을 남겨 보통 마음이 심란스러운 것이 아니다. 날이 추워져야 들어온다고 하더니...날이 덥긴 덥든지 아니면 창고가 넘 매력적이었던지.

뭔가 예술적으로다가 작품을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겁이 덜컥 난다. 무엇보다 씨앗이 될 꿈을 품지 못한 것에서 기인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바람을 막아주는 사랑하는 과정을 기꺼이 즐겁게 뜨겁게 해야 한다. 잡초처럼 올라오는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생각들을 뽑아 버리고 내 꿈을 밀어 부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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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산보 대신 잡초를 두 그루마 뽑았다. 관리가 되지않은 나의 꽃밭을 보니 꼭 내 마음꼬라지같다. 일단 잡초와 힘겨루기를 시작하는 수 밖에. 이번 여름 정원관리는 정말 시들시들이다. 무슨 잡초들이 자갈을 지나 검은천까지 뚫고 뿌리를 내리는 지 진짜 독하다. 그냥 잡초들은 안나고 꽃들만 활짝 피면 좋을텐디...이 시상에 공짜가 없다.

Sunday, August 22, 2010

Sunddenly


Compress Charcoal,18x24inches,2009

지난해 가을학기 수업시간에 그린 인물 드로잉들을 들여다 보다가, 내가 그린 것이지만 갑자기 넘 멋있어 올려본다.

Friday, August 20, 2010

Why

지난 봄, 방문하셨던 예술가님으로 부터 소개받은 작가들의 작품 한점씩을 올려 보았다. 나의 누드 페인팅을 보고나서 생각난 작가님들이었던가 아니면 왜 찾아보라고 했담.ㅎㅎㅎ 너무 놀았나보다. 시간 만들어 연구해 보도록 하겠다는 의지로 올려본다.

Elmer Bischoff

David Park

Richard Diebenkorn

Be Strong

떠나보낸 다는 것은 잘가라 해놓고도 서성이는 것이며,
훌쩍훌쩍 커피물을 들이마셔도 차오르지 않는 것이고,
누군가가가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은 슬픔을 모른 척 하는 것이다.

Wednesday, August 18, 2010

Put Yourself into Their Shoes

'역지사지'란 고사성어를 워크샾을 하는 중에 귀담아 영어로 들었다. Put yourself into their shoes!
전문적이고도 경험많은 교수님으로 부터 듣는 교육공학(?)적인 교육기법을 듣고 있노라니 역시나 중요한 너와 내가 윈윈하는 것으로서 '역지사지'라는 고사성어로 함축되어지는 것을 느꼈다.

지도해야 할 대상의 학습능력을 제대로 측정하고, 그것에 맞는 효과적인 지도를 하려면 무엇보다 학생들의 요구와 목표를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그리고 그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능동적인 수업을 이끌어 가기 위해선 전문적인 준비는 필수이며 그리고 더 나아가 프로적인 엔터테이너로서 학습에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듣고있자니 난 정말 지루하지 않았다.

내가 만난 가장 존경스런 스승님의 가르침의 방법은 어찌했던가 혹은 가장 비효과적인 가르침을 주었던 그 지루하고도 무성의적인 모습은 어떤 것이었는지를 대답하면서 나의 과거와 미래를 회상하며 상상해 보았다. 초등학교 방과후 교사를 할 때 이십오명이라는 다양한 수준의 어린 학생을 지도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을 체험했다. 말 듣지 않고 삐딱거리며 관심을 끄는 남학생을 어찌 했던가?ㅎㅎㅎ 말 잘듣고 글 잘쓰는 이쁜 학생을 총애하지 않았던가? 우수한 몇명만 잘 이끌어도 수업이 얼마나 술술 흘러갔던지...어찌 그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수업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남중학교에서의 추억은 초등학교 보다 훨씬 귀한 추억거리로 남아있다. 지금 돌이켜보면 기존 전형적인 선생님과 다른 자유로움과 신선함을 무엇보다 좋아해주었던 그들이었던 것 같다. 특히 공부 못하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아 내가 들어간 수업은 다른 반 보다 평균점수가 훨 높아 시말서를 써야 했었다.ㅎㅎㅎ 동기부여 확실히 한 사례이다. 지루한 수업내용보다 재미있고 매력있는 샘을 기다리는 그들을 아직도 난 기억하고 있다. 제일 공부 안하고 놀았을 것 같은 교사로 그들은 나를 뽑으며 무지 좋아했다.

내가 이곳 대학의 드로잉 수업을 들어간다면, 나의 모국어 한국어를 사용한다면 난 그들이 두렵지 않다. 마음으로 그려봐! 하고, 선 하나 그어놓고 한시간 동안 물어 보고 답하고 하면서 노가리를 틀 수 있을 것 같은데...ㅎㅎㅎ 이런 저런 핑계를 던져 버리고 지금이라도 영어를 좀 해볼까? 어찌 해야하나?

역지사지하자니, 해독하기 어려운 나의 영어를 들으며 인내해야할 미제 학생들을 생각하니 아직 내게 일년의 시간이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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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를 뽑았다. 산책을 나가지 않고 밀린 설거지를 하고 잡초를 뽑고나니 벌써 잠들어야 할 시간이다.

Tuesday, August 17, 2010

건널목

대학원 워크샾 첫날을 보낸 저녁엔 산보도 가지 못했다. 그 피곤함이 김치 묵고 밥 묵고 해서 더 무거워지더니 결국은 내일을 위해 빨리 잠자리에 들며 살로 쪘던 모양이다. 제발 푹 잠들게 해달라며 무거운 몸 누였으나 파란 알맹이의 약은 효과가 더디었다.

오래전, 이에스엘에서 만났던 샘들의 다시 강의를 들으니 반갑기도 하고, 시간이 흐른 만큼 내 영어가 발전했으리라 기대하는 님들에게 입을 열어 영어를 내뱉기가 무서웠다.ㅎㅎㅎ 삐식 웃으며 지나가는 수 밖에. 난 말없는 여자.

기차 건널목을 건너기 전 반짝이는 빨간 신호등을 만났다. 두세대의 차가 이유없이 정지된 이유를 참을 수 없어 일종의 무단횡단을 감행하였다. 내줄 제일 앞에 서있는 나도 결정을 해야한다. 건너야 되는가 아니면 그냥 한정없이 기다려야 하는가! 공모할 차 없수? 두리번 두리번!

머리가 흰색인 미제 할아버지 참지 못하고 선을 넘어 막고 서있는 정지대(?)를 비껴가며 건너 가버린다. 이제 내가 결정을 해야 한다. 라디오를 끄고 어디서 기차오는 소리가 나는지 쫑긋하며 간떨리게 건널목을 지났다. 작년 언제도 무작정 내려져 있는 정지대를 이렇게 벗어난 경험이 있어 남따라 감행을 했지만서도 이럴 땐 정말 난감하다.

난 신호등을 잘 지키는 착한 사람이다. 파란불이면 가고 빨간불이면 멈추고 그런데 빨간불이 반짝이고 정지대가 가로막는 기차 횡단 건널목에서 어찌해야 하는가. 신호에 대한 충돌이 거세게 일던 건널목을 지나 딜린저를 달리면서도 두근거림이 가시지 않았다.

딜린저길의 옥수수는 갈색으로 타들어가고, 콩밭은 이제 황금빛으로 가기전의 짙은 푸른색을 하고 있었다. 나의 해바라기들은 겸손하기 그지없어 무거운 머리들을 들지 못하고 땅만 바라보는 것이 어찌 심란하던지... 그냥 단순하게 균형잡힌 머리를 하늘을 향해 들고 있는 작은 머리 해바라기들이 훨 나아 보였다.

이제 여름과 가을의 건널목을 지나고 있다. 잡아 땡기는 근심 걱정 떨쳐버리고 뜨거운 열정 하나로 건너야 한다.

Sunday, August 15, 2010

정말 학교 가기 싫다아아~

내일부터 새벽 여섯시에 반드시 일어나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 개학 일주일을 앞두고 대학원 교육연수를 일주일 받으면서 대학원의 새로운 가을학기를 시작한다. 그런데 왜 난 이리도 학교가 가기 싫은 것인가! 난 학교체질인데 어찌다 이런 연약학생이 되었단 말인가. 바라고 바라던 미대 대학원엘 진학했는디 우째서 이런 증상이!

급기야 오랫동안 정지하고 있었던 교회엘 갔다. 내 영혼이 시들해서 그런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앞서기도 했기 때문이다. 부족하고 흠이 많은 무자격자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임한다는 말씀에 그럼 내가 참으로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고 말았다. 난 모질하고 부족하고 그러니 딱 적격인 것 같은디...

교회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더니 잠이 밀려온다. 그리고 한달만 더 쉬었으면 좋겠다며 몸이 늘어진다. 정말 이래서는 안되는디...

한번도 살아보지 못한 미지의 시간들에 대한 예의없이 처지는 이 무기력함이 교회 하루 간다고 해결되리라고는 기대하지는 않았다. 새벽을 뒤흔들며 내리던 가뭄끝에 내리던 빗줄기같은 것은 아니었지만, 오늘 내가 교회를 간 것은 좋은 첫디딤이 될 것이라 믿는다. 내 영혼을 바로 세울 때이다.

Guilty Pleasure

가지가 찢어지도록 주렁주렁 맬려있는 사과나무를 바라보는 일은 사소한 행복중의 하나이다. 중국 이웃집의 사과나무는 풍년이다. 달빛과 별빛 그리고 가로등 빛에 빛나는 사과들의 유혹을 벗어나는 것은 나에게는 힘든 일이다. 그리하여 쥴리아 로버트가 나오는 영화의 한장면처럼 사과를 따먹고 만다.ㅎㅎㅎ물론 잘생긴 남자가 튀어 나오는 일은 절대로 없었다.

햇사과의 풋풋함이 두꺼운 껍질안에서 흘러 나와 입안에 머무는 즐거움을 어찌 표현해야 하나. 주인님 허락없이 따먹은 사과라서 '길티'까지 곁들인 '길티 플래져'!ㅎㅎㅎ 사슴이 먹든가 아니면 길바닥에 떨어져서 뒹굴 것을 먼저 먹는다며 따먹긴 했지만...이상한(?) 추억만들기를 한 것 같다. 영화속의 한 장면같은 밤풍경을 이웃집 사과나무들이 만들 지는 몰랐다. 한국에 돌아가면 이 달콤한 사과나무들이 빛나던 여름밤이 그리워지겠지 하며 추억을 만들었다면 아직 난 속이 없는 여자인가.

Thursday, August 12, 2010

Bread and Rice

달력의 숫자들은 늦여름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절대로 식지 않을 것 같은 여름이 계속되나 보다. 누렇게 타들어간 잔디밭에 귀한 물들을 밀어 넣을 수도 없고, 잡초들은 타는 여름에 구애받지 않고 잘도 자라 나의 정원을 절망스럽게 만든다. 지난 여름 폭풍 뒤 젖은 여름으로 인해 잔디밭이 얼마나 푸르고 아름다웠던가. 이번 여름은 하늘에서 비가 내려주지 않으니 할 수 없이 그러려니 하며 살 수 밖에.

며칠 큰 아들의 자취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하러 바깥 출입을 하였나 보다. 하나둘씩 챙기다 보니, 자잘한 걱정이 앞서고 만다. 잘먹고 잘 쓰고 살겠지만, 검소하고 알뜰하게 그리고 깨끗하고 단정한 시간들을 잘꾸릴 수는 있으려나, 동거하는 미제 친구와 먼저 양보하고 배려하며 협력해서 밥과 빵을 잘 먹고 살려나?????

나의 대학원 진학과 큰 아들의 이주가 맞물려, 바깥 날씨처럼 잠이 마른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Tuesday, August 10, 2010

Sleepless

밤엔 잠을 자야 하는데 며칠째 잠을 이루지 못하고, 동이 터오는 시간에야 잠을 자는 좋지 않은 상태에 있다. 테니스를 다녀와도 잠들지 못하고 책을 보다가 잠드는 것이 그런대로 유익한 방법이긴 하지만, 딱딱한 미학책을 집어 들기도 뭐해서 그만 다시 쇼파앞에 앉아 텔비를 바라보고 만다.

따뜻한 물한잔 그리고 따뜻한 샤워를 하고 나서도 잠들지 않는다. 개학을 하고서도 이런 증상이 치유되지 않느다면, 더럭 걱정이 앞선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

큰 아들의 자취생활을 위해 이것저것이 챙겨진 모습을 보니 이상한 감정이 생겨나는 것 같다. 이렇게 해서 엄마의 품을 떠나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일년에 몇번 보다가 그리고 군대 가고 그리고...

Monday, August 09, 2010

고등어

고등어가 먹고 싶어 집안에서 구웠더니 냄새가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이다. 아이들이 아주 강한 향수를 뿌리고 외출을 해야 할 것이고, 급기야 방향제를 이리저리 뿌려도 그 강한 냄새가 가시질 않고 언제까지나 머물고 말 것 같은 기세이다.

그래도 한번쯤은 먹고 자란 고등어를 먹어 주어야 한다. 기름에 튀긴 간고등어와 고등어 조림밑에 깔린 무우나 감자...비린내 강한 그것들이 먹고 싶다.

이곳 마트엔 도미가 잘 손질되어 포장되어 나온다. 처음엔 그것도 감지덕지 많이 먹었었는데...냄새 때문인지 등푸른 생선 보다는 대구나 도미 같은 흰살 생선을 주로 유통되는 것 같다. 그러나 갈치는 월맡에 없다.ㅎㅎㅎ 아마 냄시 때문인지도...껍질에서 냄새가 나는 것 때문인지 생물로 유통되는 캣피시라는 생선은 누드로 판매되고 뼈도 없고 머리도 없어 매운탕을 제대로 끓일 수가 없기도 하다. 물론 이곳 국제마켓에 가서 냉동된 제품들을 사올 수도 있긴 하지만 어디 한국에서 먹는 그 맛일 것인가.

한번은 이곳 국제마켓에서 생선 머리만 모아놓은 공포(?)의 상자를 보았을 때 왠지 기분이 떳떳하지 못한 것을 느꼈었다.ㅎㅎㅎ 소나 돼지 그리고 닭 등등의 동물의 시체(?)를 먹고 사는 인간으로서 왜 생선 머리 모음을 보고 그렇게 사삭스런 잔혹감(?)이 새삼스럽게 밀려오던지...진열의 문제였을까? 궁금해서 주인님께 물었었다. 누가 주문한 것인가요? 어느 나라사람들이 대체 생선머리를 이렇게 특수주문을 했단 말인가! 생선머리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다는 이야기다!

나름 낚시를 하여 뼈와 머리가 들어간 맛있는 매운탕을 끓여먹는 선수들이 있긴 하지만, 난 제대로 된 매운탕을 이곳에서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다. 음, 매운탕 이야기가 나오니깐 그렇다. 파도소리 들리는 바닷가에서 먹는 뼈맛이 깊게 우려난 매운탕 정말 그립다. 살이 빠질려고 그러나 왜 이리 먹는 이야길 주절주절 하고 있는 것인지...

그렇고보니 한국에서 누리던 아주 사소한 일들을 난 몹시 그리워 하고 살고 있나보다. 익숙한 것에 떠나 있다는 것은 이런 것이겠지 싶다.

Sunday, August 08, 2010

Just Do It

삼이라는 숫자의 한계를 넘어선 지금 나의 몸은 모처럼 가볍다. 체중은 변하지 않았지만 피가 제대로 돌고 있는 기분이라고 할 수 있다. 첫날의 후들거림에서 둘째날의 통증을 통과하고 셋째날의 게으름을 이겨내어 오늘 난 내 몸이 테니스를 즐기는 것을 보고 기뻤다.

무리한 동작으로 소중한 오른손을 다치지나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며칠이 지나자 나의 오른손은 강해지고 있나보다. 그리고 날짜 지난 영양제들을 버리고 새로운 영양제들을 구입했다. 영양제들을 지금까지 안먹고 살았던 것 무식했다! 하지만, 그것들을 먹지 않고서도 잘 살아왔던 것 감사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지금은 영양제를 먹어야 할 때이라는 것 인정한다.

이제 영적인 운동도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이 문제는 그리 쉽지가 않다.

Thursday, August 05, 2010

He is My Son



울 아드님의 페이스북에서 복사해옴. 이주 후면 드디어 엄마집을 나가는 큰 아드님! 가출이 아니고 이제 출가인가! 키타줄 튕기며 목청껏 소리지르면, 아파트층 이곳저곳에서 영어로 욕하고 난리일턴디...길지 않은 시간을 마당 깊은 집에서 살다 보니 위아래층과 옆집에서 비롯되는 기대되지 않은 소음을 잊어 버렸을 것이고...키타는 반드시 가져갈 것 같고...미제 아파트는 방음이 잘되어 있긴 한가? 그렇다고 흥에겨운 노래라도 실컷 부르지 않으면 낯설은 곳에서 어찌 지낸담.

The Sound of Rain

우르르 꽝꽝 하는 소리와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에 잠을 깨었다. 깊은 잠을 못이루고 전전반측하다 새벽녘에 잠이 잠깐 든 것 같았는데...그래도 기다리던 빗소리에 잠이 깨니 그 소리가 어찌나 반갑고 흐믓하던지.

오랜만에 땀을 줄줄 흘리며 두시간이 넘도록 공을 쫓아 뛰어 다녀서, 푹 잠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무색하게 멀뚱멀뚱 잠이 오질 않았다. 손바닥에 물집이 생기고 온 몸이 뻐근한 운동 첫날의 증상을 겪고 있는 지금 기다리던 비가 일년만에 감행한 테니스 연습을 피해 내려준 것에 감사하다.

누렇게 변해버린 잔디밭을 위해서는 며칠 계속 비가 내려 주어야 될 것 같지만 비는 잠시 내리고 말았나 보다. 언제 비가 왔던가 싶을 정도로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비내린 흔적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나의 몸이 어제 두시간이나 운동을 한 것을 티를 못내는 것처럼.

체력녀였던 난 허약녀가 되어 자주 물을 마신다며 의자에 앉기를 했다. 심장이 헉헉거리며 온몸에서 땀이 흘러 내렸다. 일년만에 온몸으로 땀을 흘렸다. 불빛 아래 빛나는 땀묻은 나의 무거운 팔과 다리들. 뚱띵해도 멋있었다.ㅎㅎㅎ 소중한 몸을 함부러 방치한 것 미안하기 그지없었다.

운동시 땀을 남 보다 덜 흘리던 것에 비하면 나의 몸은 변했다. 물론 날이 보통 더운 것은 아니었지만, 유난히도 땀을 많이 흘리고 몸이 흐느적 거리는 것을 느꼈다. 일년만에 푸른 코트에 나온 것을 고려할 때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작심 삼일이라는 첫디딤을 잘 통과하고 나면 난 근육녀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며 오늘밤을 기다린다. 비가 온다면 그것은 헤아릴 수 없는 하늘의 뜻!

Wednesday, August 04, 2010

ReNEW

몸이 무겁고, 무기력하고, 잠이 잘 안오고, 입이 바싹 바싹 마르고...등등의 증상에 '갱년기'라는 조짐에 해당하는 것 같다며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서 대책을 세우자라고......

지난 봄학기에 그림에 중독된 사람처럼 그림만 생각하고 너무 긴장하고 사는 것 같아 여름방학 동안 유익한 책읽기도 하고 영어공부도 하고 여행도 한다며 그림 그리기를 중단하고 살았던 것이...

개학을 앞두고 이런저런 불안한 생각으로 잠이 잘 오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이가 나인 만큼 갱년기로 들어서는 것과 흡사한 증상들로 감쌓여 있는 것을 보니 그렇고 보니, 난 갱년기로 접어든 중년 아짐이고 만다.

가슴이 내려앉은 기분이다.

아직은 아닌 것 같은디...인정할 수 없다하니...

운동에 미쳐살아야 한다는 사십대에 난 운동을 소홀히 하고 살았고, 신앙적으로도 기본없이 살고 있는 상황이 맨 먼저 떠올랐다.

드디어 '갱년기'라는 단어를 인터넷에서 검색했다. 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니다! 동네 한바퀴 마실 돌 때가 아니로세!!
......................


며칠간 고민했던 운동기구에 대한 미련을 뒤로 하고 테니스를 할 수 있는 연장들을 챙겼다. 지금이 바로 시작할 때라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으로 창고 구석진 곳에 나뒹굴고 있는 테니스화를 챙기고 얼음 넣을 물통에 붙어있는 곰팡이들을 제거하고...어떤 계기가 될 것만 같은 생각에 빨리 하루 해가 기울어 테니스장에 갔으면 좋겠는데 꼭 비가 올 것 같아 하늘을 바라보게 된다. 집밖은 뜨겁다! 비가 와야 하는디...테니스를 못가더라도 비가 오긴 해야 하는디...오늘의 첫출전은 감행되어야 하고...

일년이 넘게 테니슬 하지 않았기에 튀어 오르는 공을 제대로 감당할 자신은 없지만 그동안 익혀 놓은 기본 실력이 슬금슬금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용기내어 가자! 가자!

문제는 테니스 반바바지가 문제이다. 자크가 올라가려나. 작년까지만 해도 옆주머니가 자꾸만 벌어지는 것 까지였는데 아무래도...지금이야말로 다시 시작할 때이다!

Tuesday, August 03, 2010

Natural

몇년만에 블러그에서 최근 내얼굴을 보고,

화장기 없는 넉넉한 얼굴에 오십대 아짐같은 푸짐한 몸매를 갖고 있는 나의 사진을 보고 오래된 친구는 막 웃었다. 오래묵은 친구도 웃고 나도 웃었다. 망가진 모습을 보고 그리 웃는 친구가 밉지 않은 것은 무슨 이유인지...그리고 친구의 삼십대같은 부부사진을 보니 좀 헉하는 불안함이 상대적으로다가 본능적으로다가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관리하지 않는 여인은 세상에 나뿐인 것만 같은 불안함이 무지 쪼금 밀려오는 것이 더 두려운 사실이었다. 긴장감 없이 사는 여인을 무엇이라 일컫던가...

여고시절 최초로 핑클 파머한 머리를 보러 다른 반 아이들이 멀리서 견학(?)을 하러 왔다던 전설을 그녀가 기억하고 있는 것인지...맨날 교실 뒷자리에 있는 거울 앞을 떠나지 않고 있던 것만 각인되어 있던지...아니면, 맨날 머리 스타일 바꾸고 날마다 옷 바꿔 입고 지리지리한 하루하루를 나름대로 투쟁했던 그 몸부림을 기억하고 있던지...온갖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질의 내 모습을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인지...

그녀는 망가진 내 모습에 막 웃었다.

다음날, 거울앞에 섰다.
들어올린 머리를 자르고 나면 덜 노후해 보이려나 하는 생각에 가위를 찾았다. 달라붙은 지방들을 떼어내는 것 보다는 머리를 일단 변신하는 것이 쉬운 일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거울을 보며 나름대로 막 무식하게 짤랐다.ㅎㅎㅎ 어느 유명한 여성화가님의 머리자르는 그림이 눈에 아른거리는 상황은 나와 너무 다른 일이지만 잠시 위대한 님의 처절한 머리자름을 생각하기도...

아무 생각없이 머리 카락을 잘라내고 있는 모습에 스스로 걱정이 되기도 하면서 가위 든 김에 나름대로 잡히는 대로 무식하게 자른 다음 거울을 보았다. 후회 되었다!

머리 달라 붙은 얼굴 큰 아짐이 덩그랗게 서 있는 것 아닌가!

정상적으로, 보통적으로 미장원에 갔어야 한다!

볼 사람도 없으니 그냥 냅 두기로 했다. 나만 잘 참아내면 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상하게 보이는 거울탓을 하며 얼른 거울앞을 떠나는 수 밖에.

울 아드님들이 빈말이라도 위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빈말이라도... '정말' 하고 눈 반짝거리며 물었다.ㅎㅎㅎ 엄마가 아직 이뻐?!

Monday, August 02, 2010

August

늘어진 생활을 운동기구 하나가 바꿀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에 스포츠 전문점에 들렀다. 공간도 차지않고 시끄럽지 않고 등등의 여건을 고려할 때 그 조그마한 운동기구는 갖고 싶었다. 하지만, 잊혀지지 않은 나의 게으름에 정복당한 기록들이 차마 카드를 그을 수 없도록 하고 말았다.

어찌다 내가 이렇게 집안퉁이, 살퉁이가 되엇을까!

갱년기로 접어드는 증상들을 듣자하니 바로 내 이야기로 접어드는 것 아닌가! 다들 운동말고는 하는 것 없다며 건광관리들을 하는 것 같은데 난 얼마나 오랫동안 운동없이 살았던가! 아뿔사 겁이 더럭 난다. 그렇다고 영적으로 깨어있는 생활도 하는 것도 아니고...

마음만 바로 먹으면 마을 전체가 운동장이고, 집안 전체에 여기저기 늘어져 있는 운동기구들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할 것만 같은데...

거금이 드는 운동기구앞에서 나의 빈약한 의지를 생각해 보았다. 덩그랗게 서 있는 운동기구 앞을 지날 때 마다 느낄 죄책감이 앞서서 오늘밤 다시 생각해 보자며 집으로 돌아와 훌라후프 이십분 돌렸더니 무거운 체중을 버팅기는 다리가 아프다고 하였다.

잠깐 쉰다며 쇼파에 앉아 텔비를 바라보니 무거운 엉둥이 일어나길 거부한다.

그래서 난 뚱띵이 아짐마이며 날마다 우울하다.

그리하여 둘째 아드님과 산책을 나갔더니, 이웃집 중국 아짐마가 말을 건다. 이제 걷는 것 보다는 두 중국 아짐과 한국 아짐의 나름 독특한(?) 영어가 시작되는 것이다. 미제 오리지날이 듣던지 말던지 온동네 시끄럽게 안되는 영어를 중얼 거렸더니 헉헉거리기까지 하엿다. 영어로 바보같이 막 신나게 말하고 집에 들어오니, 내가 쏟아놓았던 엉망진창 영어가 귓전에 윙윙거리며 내 자신이 어찌나 실망절망스럽던지...

포기하면 안되나니...

팔월이다!